날씨 좋다는 말이 일상의 언어가 아닌지가 오래다. 주말마다 오던 비가 이제야 물러났는지 오늘 아침은 습도도 없고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다. 아침에 잠시 산책을 다녀왔는데 깨어난 모든 초목들이며 아파트 숲까지도 윤기가 흐르고 맑고 눈부신 하루가 시작되는데 마치 하늘에서 빛의 빙뱅이라도 일어난 것 같다. 이런 날은 산이 먼저 생각난다. 내가 어느 산속에서 푸른 물을 들이며 깊이 잠겨 있는 듯하다. 변산 마실길과 상사화라는 테마에 이끌리는 심상은 벌써 노랗게 꽃으로 들어찼다. 삼복더위를 피해서 오랜만에 떠나는데 이번엔 산행이 아니라 바닷길과 꽃길이 연상되어서 조금 들뜬 마음이 된다. 약 4시간을 달려가서 서해안 변산 송포항에 도착했다. 송포항에서 시작된 마실길 2코스에 접어들자마자 하얀 모래밭에 해당화가 붉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