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계 86

유토피아 길과 서복 전시관

유토피아란 명칭만 들어도 걷고 싶은 길이었다. 잠시라도 유토피아를 경험한다면 하루라도 즐거울 것 같아서다. 이 길은 서귀포 시내와 자구리 해안로를 포함한 총 4.7킬로미터이며 약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지만 처음 가는 길은 언제나 약간의 착오가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되진 않는다. 가당미술관과 소암 전시관은 찾지 못했고 이중섭거주지에서 칠십리공원 가는 길에서 좀 헤매다가 천지연에 도착해서 해안을 따라가다 보니까 자구리 해안이 나오고 거기서부터는 죽 이어지는 해안 따라 길이 이어져 있어서 비교적 편하게 갈 수 있었으며 정방폭포와 소 정방폭포를 보고 유토피아 길의 행보를 마쳤다. 특히 이 길은 이중섭 씨가 산책했던 길이며 요즘은 예술인들의 작품이 전시된 예술인의 길이 되었다. 자구리 해안에서 소남머리까지에는 ..

제주의 사계 2014.06.19

방선문계곡과 산천단

국가지정 명승 92호 방선문 계곡 벌써부터 가고 싶었던 곳인데 대중교통이 불편한 곳이어서 미루다가 나의 가이드를 데리고 갈 수 있었다. 대표적인 제주의 계곡 하면 탐라계곡이지만 방선문 계곡은 명승지로 지정도 되었어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단체여행객은 거의 가보지 못한 곳일 거야. 우선 방선문이란 뜻은 신선들이 방문하는 문, 신선이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이란 뜻이 있다고 한다.계곡 중간쯤에 바위가 문처럼 뚫려 있다. 제주에는 거의가 현무암인데 이곳은 암석이 화강암처럼 생겼다. 물의 힘이 얼마나 강하면 넓고 긴 계곡의 돌들을 그렇게 맨질맨질하게 다듬었을까? 제주의 계곡은 거의 건천이다.비가와야 비로소 계곡 같은 모양을 갖추는 곳이다. 계곡 널찍한 바위에는 글씨가 새겨진 것이 많은데 거의가 조선시대 문..

제주의 사계 2014.06.16

한라산 관음사코스

제주 둘째 날, 전 날 한라산에 비가 100m가 왔다는 말에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사라오름과 백록담에 물이 차 있을 것 같고 하늘도 맑고 푸르니 이 얼마나 좋은 기회냐 싶어서다. 더불어 이른 감이 있지만 진달래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동안 한라산 다른 코스는 갔었지만 관음사코스를 못 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성판악에서 출발해서 관음사코스로 하산하는 게 목표다. 한라산은 거의 눈 산행을 했고 봄에 가는 건 처음인데 참 다르더라. 눈 속에 묻혀 볼 수 없었던 울퉁불퉁하고 뾰족한 검은 돌들이 제멋데로 박힌 길이 뜻하지 않아도 느리게 걸을 수밖에 없었다. 돌계단 나무계단을 번갈아 오르는데 눈이 들어찼을 땐 얼마나 편하게 걸었는데 이게 뭐야? 발만 보고 걸어야잖아, 산 입구에는 나뭇잎이 푸른빛이 ..

제주의 사계 2014.05.09

김영갑 갤러리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비 오는 날에 감상하기 좋은 곳을 찾다가 제주를 작품 속에 정갈하게 담아놓은 김영갑 갤러리를 찾아가기로 했다. 제주사람도 아니면서 제주에 반해 정착하고 마지막까지 생은 버리고 혼만 고스란히 남겨놓은 곳이다. 그런데 너무 멀어서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표선행을 타고 표선면사무소 앞에서 다시 읍면 순환버스 900번으로 환승해서도 한참을 가야 한다. 그런데 제주 읍면들은 하차 지점이 정확하지 않아서 전에도 혼 난 적이 있는데,삼달1리에서 하차를 해야 하는데 삼달1리라고 쓰여있는 같은 정류소가 몇개나 있다. 왜 그렇게 해 놓았는지 숫자를 다르게 1-1 이런 식으로 하던지 처음 가는 사람은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 헛갈리기 쉽상이다. 이날도 할머니들이 알려주..

제주의 사계 2013.12.30

겨울제주(눈비올때 가볼만한 곳)

여미지 식물원-오설록-유리의 성-생각하는 정원 하루에 이 네 곳을 이어서 다녔다. 이번에는 7일간 제주에 있었는데 맑은 날이 없었다. 제주에는 늘 그러니까 비 온다고 꼼짝 않을 수가 없는 곳이다. 그렇다고 비가 많이 오는 것도 아니고 흩뿌리거나 오다말다 하고 그런 날씨도 서귀포 쪽으로 가면 왼전히 달라진다. 한라산이 동서를 가르고 있기 때문에 비구름은 한라산에 막혀 넘지 못하고 제주시에 비가 와도 서귀포는 햇빛 쨍쨍 일 때가 많다. 볼거리는 거의 서귀포에 있으니까. 이날도 비가 와서 실내 관광을 하기로 하고 여미지 식물원과 연이어 갈 수 있는 곳을 다녔다. 이 열매는 `뭔나무`다. 타지 사람들이 "이나무 이름이 뭔데?"하고 물으면 제주사람은 그 나무가 뭔데다. 그런다고 한다. 가로수가 참 이쁘다. 극락조..

제주의 사계 2013.12.26

생각하는 정원

생각하는 정원, 세계 전문가들이 뽑은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정원이란다. 오설록에서 20분 걸으면 유리의 성이 있고 다시 20분을 걸으면 우회전 후 유리의 성을 지나 생각하는 정원이 있다. 영혼이 깃든 은 세계 명사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정원이라고 한다. 한 농부의 반세기에 걸친 집념과 창조정신에 의해 이루어진 정원이며 오름과 물을 모티브로 나무와 돌이 품격 있게 조성되어 걸으면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자연과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요즘 유행하는 힐링 장소로 제격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재주에서 생산되는 재료만으로 하는 뷔페가 맛이 최고라고 하는데 갈길이 바빠 그냥 지나쳤다. 이미 날은 저물고 눈도 흩날리고 교통은 불편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차를 세우고 태워주겠다고 해서 망..

제주의 사계 2013.12.26

제주의 초여름(친구와함께)

한라산 등산을 마치고 이튿날 일출봉, 정방폭포. 새연교를 건너 새섬에서 주위에 있는 섬 3개를 조망하고 쇠소깍, 용눈이오름에 올라 조금씩 떨어져 둘레에 있는 여러 오름들을 둘러본 다음 비자림 갔다가 서귀포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다 보니 하루가 저물고 일몰까지 본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일출봉 정방폭포 문섬 쇠소깍 용눈이오름 건너 멎은 편에 보이는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에서 보는 제주 들판 풍경

제주의 사계 2013.06.07

한라산 철쭉

한라산 영실코스에서 본 철쭉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매시간 정각에 있는 1100 도로행 버스를 타고 9시에 출발해서 차로 한 시간 가량 소요되는 거리인 영실에서 올라가 어리목으로 하산하는데 윗세오름 구간 전체가 철쭉으로 덮여 있었다.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지난겨울부터 마음먹고 6개월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6월 5일, 이번에 5번째 가는 한라산이다. 이번 한라산행은 친구와 들이서 아주 느리게 가기로 하고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보고 즐기는 그렇게 여유로운 산행은 처음인 것 같다. 느림의 미학을 마음껏 누린 셈이다. 겨울 설경이 너무 좋았지만 백록담 남벽에서부터 윗세오름 전체가 꽃밭이 된 그 드넓은 평원이 연분홍으로 물들었으니 그걸 보는 내 마음의 색은 어떡했겠는가! 산에 오르기도 전에 짙은 초록에 덮인 한..

제주의 사계 201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