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286

저항 없는 테러

나는 꽃피우고 싶다.나는 잎 피우고  싶다. 긴 잠에서 깨어 이제 겨우 눈뜨고 목을 축이는데어디선가 공포스러운 발자국 소리,험상굳은 얼굴, 그로데스크 한 연장을 휘두르며다가오는 저 소리는 테러의 전조증이다. 나는 저항할 수 가 없다.아닐 거야, 저이는 깊은 수면 중에 헝클어진내 머리를 정리해 줄 이발사 일 거야.혹시 돌팔이 정형외과 의사면 어쩌지? 가끔은 어깨너머로 배운 이발실력으로내 친구들의 머리를 망쳐놓아 칠득이를 만들어 놓더니,그나마 그 정도면 양호하지~~어떤 이는 낙재생 정형외과 전공자인지낙재한 실력으로 내 맘과는 상관없이함부로 팔다리를 다 잘라놓고 낙재한 엉터리 실력이남의 탓 인양 분풀이를 해대고 있다. 나는 늦가을이 제일 좋다.벌레 먹다 남은 볼폼없는 성가신 잎들을 다 떨 거 내고홀연히 깊이 ..

living note 2008.04.02

블로그의 그물 속에서 한 해를 보내다

송구영신의 때다.누가 한 해를  어떻게 보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블로그의 그물 속에서 잡힌 줄도 모르고 빠져나갈 줄도 모른 체 마냥 행복한 물고기처럼 살았다고 해야겠다. 블로그란 거대한 그물망에 블로거들은 하나하나의 마름모를   형성하는 그물코다 그래서  결론은 " 하나가 여럿이고 , 여럿이 하나다, "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화엄세계의 원리`인데 블로그란 그물망은 하나지만 그 속에 무수한 그물코를 형성하고 있으니 여럿이라고 할 수 있고 여럿 같지만 하나의 그물코를 들어 올리면 전체가 하나로 연결돼 있으니 하나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몇 번씩 들려다 보고 이집저집을 함부로 돌아다니는 것 같지만 나름대로 다 손님이 된다. 또한 허락 없이 대문을 열고 들어가지만 언제나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다...

living note 2007.12.13

고향 산천

어느새 오늘이 입동이다. 해마다 맞이하고 보내고 순환하는 계절이지만 그  계절이 내게 어떤 빛깔을 남기고 가느냐에 따라서 다시없는 날들로 기억되곤 한다. 나에게 있어 올 가을은 지나온 숱한 가을 중에서도 오래도록 기억 속에 묻어두고 싶은 행복한 가을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그동안 운명처럼 받아들이면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없이 살아온 것 같다. 만약에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면 얼마나 발버둥치며 원망하며 살았을까. 내가 선택한 사람에 대한 내 자리니까 그 책임을 다하고 따뜻한 울타리를 만들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오직 그 마음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많이 져버리기도 했고 주위를 돌아볼 마음을 쓰지 못한 채 덧없는 세월에 편승해 친구도 모르고 살아왔던 세월이었다. 올 가을..

living note 2007.11.08

고독할수록 실험적 사랑에 빠지지 말 것

버뱅크의 사랑 앞에 선인장도 가시를 버렸다 "너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게 없단다. 그러니 방어를 위한 가시 도 필요 없어. 내가 너를 지켜 주면 되잖아."  미국의 유명한 식물학자 식물에게 생각과 감정이 전파된다는 현상에 대해서 루터 버뱅크가 사막의 선인장에게 말을 걸면서 사랑을 전했더니 가시를 버리더란 기사를 봤다. 너무 기적적인 기사에 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실험적 사랑이란, 잠시 스치는 사랑의 달콤함에 반응을 보인 지혜로운 선인장은 가시를 떨구어 없애지 않았다.실험적 사랑이 떠날 것을 대비해 제 살속으로 박아 넣어서 가시는 없어지고 그 자리에 마음이 나왔었지.짧은 사랑을 먹고 눈물은 사막을 적셨다고 생각한다. 목적을 이룬 사랑은 떠났고 그 짧은 사랑의 보답으로 스스로의 가시에 찔리는 아픔이 헛되다는..

living note 2007.09.04

남녀의 위상 변화

세상이 참 많이 변했어. 이 시대는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여자의 위상이 점점 높아져 감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인위적이 아니라 우주의 원리에서 비롯된 자연 현상인 것 같다. 먼저 역경(주역)을 읽고 나서 터득한 태극의 동. 정에서 살펴보면  현대 이론은 빅뱅으로 인하여 우주가 생성되었다는 원리이지만, 음양의 이치에서도 태극은  본래 무극에서 운동을 하여 양을 낳고 운동이 극한에 달 하면 멎은 상태가 되어 음을 낳는다. 가만히 멎은 상태가 극한에 이르면 다시 운동이 회복된다. 이같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음양의 운동이 순환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론을 볼 때 음양의 순환에서 양의 기운이 점점 커져 극한으로 가는 동안은 남자의 기운도 극한으로 치닫고 남자들의 위상까지 높아지고, 반대로 여자의 기운은 점점 쇠하여지..

living note 2007.08.11

조선 시대 종이 재활용 법

최종덕 저,  창덕궁을 읽고 나서흔히 역사는 승리 한자의 기록처럼 말하는 이도 있지만 꼭 그렇지마는 아닌 것 같았다. 조선시대 실록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허술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관이 날마다 일어나는 모든 사실을 기록하여 실록을 남기는데, 승정원 주서들이 임금 옆에서 기록한 일기를 당후일 기라고 하는데 이것은 또한 승정원일기를 편찬하는 자료로 쓰이기도 한다. 당 후일 기나 승정원일기의 자료가 되는 것을 사초라고 하고 이 사초는 기록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사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비록 임금이라도 볼 수 없도록 했다고 한다. 임금이 세상을 떠나면 임시 기관인 실록청을 설치하여 사관들이 작성한 사초와 각 관청에서 시행한 일을 기록한 시정기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실록 편찬에 착..

living note 2007.07.25

아버지와 스피노자

오늘은 친정아버지 기일이다.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온 "딸은 아무 소용없다"라는 말을 하신 부모님은 역시 선견지명이 계셨는지 난 아직 아버지 제사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런 나를 미리 아셨나 보다.어머니가 손발이 닳토록 치성을 들여 얻으셨다는 우리 오빠, 드라마 주인공 같은 2대독자 "귀남이"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 딸들은 "남자는 하늘이다" 라는 말을 진리처럼 여기며 살아왔던 것이 각인이 되었는지 결혼해서도 그건 변함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남편에게로 고스란히 전가 되었다.그런 아버지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비가 오는날엔 아버지의 다친 허리가 통증이 심하셨다는 걸 알고 있었다.잔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철이 없어서 일까 "이이고 허리야" 하는 그 소리를 그냥 매일 듣는 일과성 소리로만 들었..

living note 2007.07.16

마음 간수와 업보

살아오면서 마음 간수를 얼마나 잘했나를 생각해 보는 날이다.마음 간수를 잘 못하여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업보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음이 혀끝으로 실려오기 전에 혀의 놀림을 잘하는 것이 마음 간수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드러내기 전에는 열 길 물속처럼 깊은 심중이지만, 드러내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 잘 쓰면 비단결이고 잘못 쓰면 칼이 되고 독이 되는 것으로써 함부로 내 둘리지 말고 잘 간수하면 산 사람도 죽일 수 있고 죽는 사람도 살릴 수 있는 것이 마음 간수다. 움직일 수 있는 공간 세계는 4차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1차원의 세계는 물고기처럼 앞으로만 갈 수 있고2차원의 세계는 전동차처럼 앞뒤로만 갈 수 있다3차원의 세계는 앞뒤 상하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와 우리가 살아가는 현상 세..

living note 2007.07.12

내가 운영하는 하숙집

내가운영하는 하숙집,             간판 없는 하숙집에 어김없이 찾아드는 어여쁜 아가씨들 하숙비에 비하면 난 너무 한가해양식도 필요 없고잔소리도 필요 없어 아침저녁 문만 여닫으면 돼그러나 꼭 준비 해둘 건욕실과 거울과 옷장이야 양식도 안드는데이것마져 없다면 아마 다 떠나버랄 걸 그나마 붙들어 둘려면 최소한의 머리카락은 치워줘야 해그래도 이쁜 하숙생인심좋은 아줌마결혼도 시켜줘야지 한끼도 필요없던 밥백마탄 왕자님 오시는 날상다리 튼튼한 교자상 준비 해야지.

living note 2007.06.11

지난 세월 돌아보니...

도전하는 진통                   밀페된 작은공간터질듯이 들려오는 내 딸의 진통소리애써 못들은 척 왜면 하려도저려오는 엄마 마음 알리 없겠지 그것은 네가 태어날 때 토해내던엄마의 진통소리였다.아픔뒤에 예쁜 너를 보았 듯이넌 한번 괴성을 지르고 나면신기하게도 누에가 실을 토하듯술술 풀리는 난제의 성취감을즐기며 요란스런 딸이었다. 너에 희망은 엄마의 희망이고너에 행복은 엄마의 행복이자우리 집안의 행복인 걸 너를 위한다는 핑계로너를 힘들게 한건 아닌지 소문난 서울 강남 팔학군지방에서 일등만 하는 너를이곳에 들여놓고그 영광 이어가길 속내를 감추고지켜보는 이 엄마를훗날  너에게 원망만 없다면만족하련다.                                     1993.1.10일  강남에 도전하..

living note 2007.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