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찬란한 아침

반야화 2010. 10. 15. 12:14

 

창마다 커튼을 드리운 채 깊게 늦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 닫힌 창문으로 밀려들지 못하고 부딪친  햇살들이 창을 달구고 있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이 찬란한 아침 풍경을 아주아주 큰 지구라는 보석이 태양빛을 받아서 발산하는 광채다.남으로 난 창문마다 눈부시게 맑고 투명한 아침햇살에 쌓여있는 이 가을 아침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시작이다. 대충 아침을 먹고 앞산 공원으로 마구 내달렸다. 이런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 순간 행복이 별게 아니라는 외침이 가슴 가득히 차 오르고 막 깨어난 싱그러운 숲 속을 거닐면서 가장 잘 어울리는 본 윌리암스의 `날아오르는 종달새`를 들으며 고음으로 치닫는 바이올린 선률에서 종달새의 힘찬 날갯짓을 본다.

 

조용한 숲 속에서 한가로이 듣는 날아오르는 종달새의 감미로운 선율에 한없이 젖어들어 내 마음도 날갯짓하는 종달새가 되어본다. 살갗에 짜릿하게 와닿는 마찰이 싫지 않고 풀잎마다 이슬에 젖어 그것 또한 보석처럼 빛나는 숲 속을 걷는 이 커다란 충만감. 이토록 귀하고 아름다운 아침 햇볕을 자외선도 없건만 강도처럼 얼굴을 가리고 숲 속엔 뭐하러 왔는지 그들이 미워서 한 마다 핀잔을 주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 보양식 한 그릇보다 더 좋은 아침 공기를 마스크까지 끼고 있다니 그래, 못 본체 하자 사정이 있겠지 생각하며 음악과 발걸음에 집중하고 무상으로 주어지는 가을의 선물 같은 향기로운 공기를 마음껏 들이켜 보기로 한다. 오늘 아침, 아니 내일 아침도 난 숲으로 간다 거기서 행복한 발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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