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밤이 참 좋죠. 낮에는 차만 보이던 동네가 밤이 되니 온 가족이 강아지까지 다 밖으로 나옵니다. 공기는 또 얼마나 좋은지 풀벌레와 개구리 맹꽁이까지 합창으로 한여름밤의 꿈같은 향연을 매일 밤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따라 달까지 밝아서 조명까지 비추이는 무대는 더욱 빛나는 밤입니다.
합창이 잦아들고 강가로 갔더니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이름 모를 꽃이 떨어져 잔디 위에서 다시 피는 것 같이 아름답게 보였어요. 어쩌면 떨어진 모습이 이렇게 이쁠까요? 밤은 깊어 가는데 이쁜 꽃과 밝은 달을 두고 들어 올 수가 없어 서성이다 떨어진 꽃을 주워서 작은 수반 꽃잎을 띄워두고 보려고 안고 왔습니다. 며칠은 더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식탁에는 산에서 찍은 사진을 유리 밑에 깔았더니좀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저의 작품이라 생각하니 제눈에만 보기 좋은 것 같은데 꽃까지 곁들이니 내일 아침에는 반찬 없이 밥만으로도 배가 부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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