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꽃이 좋아지는 이유

반야화 2010. 4. 21. 15:32

난 야생화를 무척 좋아한다. 야생화, 명칭에서도 강인함이 느껴지고 나약한 뿌리가 어떻게 겨우내 언 땅에서 살아 남아봄이 왔음을 알았는지 양지바른 산기슭에는 한창 이름 모를 야생화가 피어나고 있다. 너무 작아서 무심코 지나가는 발길에 밟히기도 하지만 너무도 예쁘게 꽃을 피워주고 있어 사랑스러운 꽃.

꽃집에 가면 개량종도 많고 외래종도 수없이 많지만 그것들은 잠시만 방심하고 돌봐주지 않으면 죽어 버리는데 야생화는 주인이 따로 없고 주인을 위해 꽃 피우지 않는다. 요즘은 산행을 하면서 자꾸만 눈길이 아래로 향하고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 풀꽃에도 다 이름이 있어 어떤 이 가 하나하나 이름을 붙였을까 하고 이름이 생겨난 유래를 생각하기도 하면서 걷는 산행길이 참 즐겁기만 하다.

 

짧기만 한 봄날에 열흘남짓 피었다 지기에 꽃 진 자리에 잎이 대신하니 내게 있어 꽃은 언제나 그리움이다. 내가 꽃다운 시절에는 꽃을 몰랐으니 내가 꽃다움에서 멀어질 즘이 되니 꽃이 보이고 꽃 지는 것이 서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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