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288

나무 실타레

계월의 대동강상 大同江上送情人 대동강상 송정인 垂柳千絲不繫人수류천사 불계인 含淚眼看含淚眼함루안간 함루안 斷腸人對斷腸人단장인데 단장인 대동강 위에서 정든님을 보내는데 드리워진 버들가지 천가닥도 가는님을 잡지 못하네 눈물 머금은 눈이 눈물 머금은 눈을 바라보고 애끓는 사람 앞에 애끊는 사람 서있네 流淚眼看流淚眼류루안간 류루안 斷腸人對斷腸人단장인대 단장인 曾從卷裡尋常見증종권리 심상견 今日那知到妾身금일나지 도첩신 눈물이 흐르는 눈이 눈물흐르는 눈을 바라보며 애끊는 사람 앞에 애끊는 사람 서있네 일찍이 책속에서 예사로이 보았는데 어찌 알았으리 오늘 내가 그사람 될줄이야.......

living note 2013.01.11

어긋남의 조화

어느 날 보도블록 위를 걷다가 문득........ 세상은 벽돌 쌓기처럼 되어야 한다. 한 줄만 보면 바르지만 다음 한 줄은 바른 가운데 다른 줄과 어긋나고 그 어긋남이 전체를 더 잘 어울리고 더 단단하고 더 조화롭게 하는 어긋남의 조화가 혼탁한 세상을 굳게 다지는 발판이 되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 쓸모 있는 개개의 벽돌이 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언제부턴가 양극화라는 문제가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풀어낼 수 없는 사화 문제가 되어버렸다. 이럴 때 양극화가 다른 어떤 조화를 이룰 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훌륭한 한 사람, 그가 누구일까? 세상을 줄탁동시의 경지를 만들어 마침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그런 사람. 누가 그 문제를 벽돌 쌓기처럼 우리 사회를 단단하게 다져줄..

living note 2012.11.20

2012년 한가위 달빛풍경

누가 그대를 함부로 죽은 별이라 하겠는가 만인의 가슴에 살아 있는 저리도 충만한 빛과 마음껏 우러러도 눈멀지 않은 순하디 순한 그대를!! 오늘은 무수한 눈빛을 끌어들여 지상으로되 뿌려주는 듯하네. 아무도 그대 고운 얼글에 발자국 남기지 말아라 옥토끼도 계수나무도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비밀이 되어라 그것 하나 간절히 빌어본다네

living note 2012.10.01

선과 악은 함께 있는 것

이 그림은 네덜란드 유명한 판화작가 '에셔'의 작품으로 수학적 개념으로 유한과 무한을 하나의 그린 속에 담은 작품입니다.세계적인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의 작품. 루시퍼 이펙트'라는 책에 인용된 그림입니다. 이 책은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이 악한 행동을 저지르도록 전환시키는 상황과 시스템의 영향력을 연구하기 위해서 스탠퍼드 감옥 실험의 전말과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의 실체를 통해서인간 본성에 관한 진실과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작품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에덴동산의 아딤과 이브 사탄과 애덤즈 애플 뭐 그런 이야기 정도로만 알았는데 에덴동산에서 아담을 꼬드긴 사탄의이름이 '루시퍼'라는 걸 알았습니다. 루시퍼가 원래는 천사였다가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타락한 천사들의 무리와 함께 지옥으..

living note 2012.06.12

회향의 일화

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 이때가 되면 저에게는 이번엔 어느 절로 가볼까 하고 근처에 절이 많아서 골라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마음은 진관사로 향하고 이말산을 넘고 들레길을 걸어 진관사에서 예불을 드리고 오니 3시간이 걸렸습니다. 오가는 길에서 찔레꽃 향기도 맡고 오월 끝자락의 향취를 느끼면서 무척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밤에도 점등식이 보고 싶어 딸을 데리고 다시 진관사로 가서 공연도 끝까지 보고 왔습니다. 공연이라 해봐야 거창한 것이 아니라 모든 팀이 신도들로 구성되어 있고 외부에서 불러들인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좋았습니다. 그렇게 기쁨이 충만한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문득 언젠가 스님께 들은 회향의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너무나 재미있고 귀에 쏙 들어오는 법문이라 아직도 생생히 기..

living note 2012.05.29

소나무의 수난시대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다 좋아하는 면면히 이어져 온 사랑받는 나무다. 목재로는 궁궐을 받치는 기둥으로 쓰일 만큼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소나무가 인간세상으로 내려오기 시작해서 이제는 마치 소나무의 모양이 아파트의 가치를 가늠할 정도로 흔한 정원수가 되어버렸다. 산에서는 씨앗이 바위틈에 내리면 큰 바위를 쪼갤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그런데 마을로 내려온 소나무는 생육조건이 맞지 않는지 잘 자라지 못하고 죽어가는 모습을 많이 보는데 자연을 좋아하는 나로선 그걸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얼마 전에 개를 차에 달아매고 질주하다가 동물학대로 뭇매를 받는 사건이 있었다. 분명 동물학대다. 그런데 왜 식물 학대 죄는 없는 건가? 우리 마을에만 해도 이식한 소나무가 많이 죽어나간다...

living note 2012.05.22

오월이면 경주로 간다.

경주 남산 성묘길 오월의 아침은 걸러낼 것 하나 없는 보양식 같아 내 안으로 다 끌어넣어도 좋은 아침이다. 그런 날의 여명을 달려가는 곳이 경주남산, 어느새 나는 경주의 아침에 섰다. 경주는 가는 곳마다 부호들의 잘 짜인 정원같이 잡풀 하나 없는 넓은 공간들이 참 좋다. 작년에도 그랬듯이 경주 땅에 내려서는 순간 아카시아 향으로 손님 대접을 받는 것 같이 그 향내 나는 길을 걸으며 시부모님 산소에 다 달으니 작년에 느꼈던 쓸쓸함보다는 양지바르고 포근한 터의 안정감이 더 느껴졌다. 산소 옆에는 두 집안 식구들이 다 둘러앉아음 식을 나누어 먹던 널찍한 바위가 있는데 이제는 쓰러져가는 폐가처럼 낙엽만 쌓여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위로 몇 분은 돌아가시고 조카들과 내 딸도 출가를 했으니 함께 모인다는 것이 쉽지가..

living note 2012.05.20

남산 산책길

딸과의 데이트 봄은 해마다 돌아오는 계절의 순환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대지가 하나의 화폭이 되고 겨울의 색상에 덧칠하고 덧칠하면서 생동감을 주는 그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우리 모녀는 그 그림 속에서 사미 좋은 계절, 아름다운 경치, 이를 즐길 줄 아는 마음, 유쾌하게 노는 일을 다 만끽한 날이었다. 시간만 나면 산으로 산으로 들어가기만 했는데 거기만이 제일이라 생각했는데, 산 밖 도심에도 아름다운 섬 같은 남산이 있어 일상이 고단한 사람들의 휴식을 책임지는 곳 같았다. 산 둘레가 얼마나 되는지 5시간을 놀며 걸으며 했지만 다 돌지 못하고 중간에 빠져나왔지만 꼭 한 번 다 돌아봤으면 싶다. 나 혼자 라면 그렇게 고집을 하고도 싶지만 딸에게 강요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숲 속에 호 젖이 앉아..

living note 2012.04.28

이말산 단상

강풍을 동반한 비가 흠뻑 내리 고난 뒤 맑게 갠 날이다. 이제 막 돋아나는 잎들의 순이 강풍 때문에 똑똑 끊어져 있고 진달래도 다 지고 없지만 푸른색이 짙어지니 꽃 진 설움의 위로가 되어주고 있다. 비 온 후에 촉촉한 흙과 나무들이 풋풋한 향을 뿌리고 적당한 바람결엔 솔향마저 진동하니 들숨이 가빠진다. 이렇게 좋은 날은 날씨만으로도 행복하다. 혼자 조용히 산책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풍요로움이라고 하면 가을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내 생각엔 봄이 더 풍요로운 계절이라고 말하고 싶다. 농경사회에선 가을의 수확이 그걸 증명해 주지만 거두어 들일 것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풍요롭기는커녕 엄습해 오는 추위에 맞서야 하는 걱정이 더 컸을게다. 그러나 요즘 같은 산업사회에선 가을의 수확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living note 2012.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