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수리산 임도트레킹

반야화 2024. 4. 20. 19:01

집 밖에만 나가면 몸에 와닿는 연둣빛 살랑이는 이파리들이 너무 싱그럽다. 간밤에 비가 많이 내려서 더욱 푸른 물이 올라있는 가로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진다. 이 좋은 계절을 좀 더 머물게 할 수는 없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여름을 반토막내고 봄을 심어 두고 싶다.

봄꽃의 주류를 이루던 벚꽃과 진달래가 지고 철쭉이 제2의 주류가 되는 오월이 오고 있다. 이산 저산 철쭉 찾아다니던 지난 시간들이 이제는 추억 속에만 있다. 그만큼 높은 산보다는 트레킹 위주로 가다 보니 자꾸만 고도가 낮아져서 무리 지어 피는 멋진 군락은 볼 수없지만 야산에도 철쭉은 볼 수 있다.

사계절이 주는 행복은 끝이 없다. 철쭉이 지고 나면 오월부터는 주로 흰꽃이 많이 핀다. 대표적으로, 떼죽, 쪽동백, 덜꿩, 팥배, 산사나무, 백당나무 같은 꽃인데 이들은 모두 향기가 좋은 꽃들이어서 오월의 산은 향기로 가득하다. 꽃 중에는 싫은 꽃도 있다. 송홧가루 날리는 게 싫어서 꽃 축에 끼어주고 싶지도 않다. 그뿐 아니라 송화가 피면 벌레들이 줄을 타고 내 몸 어딘가에 내려앉을까 봐 길을 가는 내내 긴장하게 된다.

꽃은 열흘을 넘기기 힘들지만 잎은 오랫동안 푸르른 숲을 이루기 때문에 잠시의 아름다움 뒤에 오는 숲이 더 좋다. 그 좋은 숲을 우리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수많은 숲의 식구들이 있는데 모기도 숲이 좋은지, 숲을 찾는 사람이 좋은지  모기가 극성을 부리면 아무리 좋은 숲이라도 오래 앉아 즐기지 못한다. 삶의 과정에는 좋다, 나쁘다는 행복과 불행처럼 언제나 함께 있는 거다. 그래도 더 좋은 쪽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조금 나쁜 건 참을만하다.

수리산은 경기도 안양시, 군포시,  안산시에 걸쳐 있는 산인데 등산하기도 좋지만 임도길이 편안하고 걷기에 좋기 때문에 우리는 임도를 자주 찾아들기로 했다. 수리산 봉우리는 거의 다 올라봤기 때문에 임도를 걷는 여러개의 코스를 걸어보면 숲도 울창하고 길마다 다 좋은 수리산은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주는 아껴야 할 훌륭한 산이다.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산 삼막사  (0) 2024.05.13
주왕산을 다녀와서......  (0) 2024.04.30
성남 검단산  (2) 2024.04.10
대구여행의 아름다움  (0) 2024.04.05
동화사(대구 팔공산)  (1) 20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