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성남 검단산

반야화 2024. 4. 10. 15:05

계절이 바뀌면 그 철에만 할 수 있는 보람된 뭔가를 해야만 한다.
겨울이 지루할 때 다가오는 봄을 연상하면 절로 생기가 나고 봄에 할 수 있는일,  야생화 찾아다니는 일을 생각만 해도 마음밭에 뿌려놓은 씨앗이 움트는 것 같이 활력이 생긴다. 이제 기다리던 봄이 왔고 잠시 지상으로 내려앉은 천국 같은 봄을, 그 청춘을 내 마음 파아랗게 물들이는 일로 바쁘다.

순환하는 계절의 링에서는 완주가 없다. 다만 이탈하지 않으면 된다. 이탈한다는 것이 병들거나 생을 접거나 둘 중 하나다. 뒤돌아 보니 참 많은 봄을 돌았다. 같은 봄을 돌고 돌아도 봄은 여전히 새롭다. 그래서 봄은 언제나 새봄이다.

트레킹마니아인 우리들은 관찰력이 남다르다. 작은 거 하나라도 남이 못 보는 걸 찾아내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행습이 몸에 배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봄이 새봄과 같을 수가 없다. 작년에 지천으로 있던 그것들이 없어지고 없던 것들이 생겨나기도 해서 같은 봄이되 다름을 알게 된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야생화는 노루귀와 얼레지다. 봄을 먼저 맛보고 이웃들을 깨워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이기 때문에 우리 역시 산에서 먼저 노루귀와 얼레지를 본 후 봄이 왔다고 알리고 다닌다. 그래서 봄과 나는 둘이 아니고, 춘아불이의 하나다.

검단산은 하남에도 있고 성남에도 있다. 남한산성 지하문에서 왼쪽으로 올라가서 성남둘레길로 이어져 있는 성남시와 광주시에 걸쳐져 있는 산이다. 높은 산 정상에서는 일망무제의 풍경을 즐기지만 얕은 산에서는 아기자기한 산길을 걷는 재미가 있다. 검단산도 그런 산이다. 검단산 얼레지를 만나러 약속의 장소로 갔더니 지난해 보지 못했던 하얀 얼레지를 만나서 너무 좋아서 환호작약을 하면서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한 날이다. 이어서 얼레지님을 소개하는 날.

남한산성 지하문(남문) 옆 진달래도 지난해와 똑 같이 예쁘구나.

길은 어느새 연두를 벗어나 녹색으로 짙어져 간다.

몇 년간 보수작업을 하던 산성이 이제 온전히 보수가 끝났다고 한다. 성을 보면 역사의 누더기 같이 검은 헌 돌과 하얀 새돌로 끼워 넣은 저 모습으로 한눈에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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