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삼성산 삼막사

반야화 2024. 5. 13. 13:40

어떤 일이든 하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언젠가는 품고 있던 생각들이 마음밖으로 나와서 실천이 되는 예가 많기 때문에 늘 노래하듯 " 가고 싶다,~~싶다샆다" 하다 보면 이루어진다.

디지털카메라가 나오기도 전에 서울로 이사 와서 한창 등산의 재미에 빠져있을 때 서울의 산만 찾아다녔다. 그중에 들어 있던 산이 삼성산의 삼막사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사진 한 장 남은 게 없어 꼭 한번 다시 가서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그 생각이 마음밖으로 나와 실천되는 날이다.

오월은 향기로운 계절이다. 산속으로 들어서면 하얀 꽃들이 내뿜는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산이 마치 향수병 같고 그 열린 병 속을 헤매는 것 같다. 향기가 날 찾아오지 않으니 내가 향기를 찾아가는  오월의 산행은  소풍 가는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이다. 원래의 목적지는 등산이라기보다는 서울대 관악수목원이 개방되는 날이어서 잘 가꾸어져 있을 것 같은 숲을 상상 하면서 처음으로 가게 되는 날이다. 역시 관리받고 있는 숲은 달랐다.

수목원으로 들어가면 중심이 되는 길 양 옆으로 멋진 교목들이 줄지어 서 있고 처음 보는 꽃과 나무들이 있는 교육장이면서 힐링이 되는 숲이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마치 알프스 빙하호 같은 비췻빛 감도는 호수까지 있어 감탄이 절로 나오는 감춰놓은 보석 같은 장소였다. 이곳 수목원은 국내 식물뿐만 아니라 종자교류 목록을 발간하여 해외 식물 도입 유전자원 보전, 식물표본관을 설치, 다양한 식물 관련 자료를 제공하여 우리나라 식물 교육 및 수목원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집 나가면 하루를 채워야 만족이 되는  우리는 수목원이 끝나는 지점을  통과해서 남은 시간을 삼성산을 향하여 올라가는데 옛 기억을 더듬으며 꼭 다시 가고 싶었던 삼막사 끼지 올랐다가 염불 사 방향으로 하산했다.

처음 삼막사까지 갔던 때는 초보여서 지금처럼 자세히 살필 줄도 몰랐다. 그저 리더를 따라 산길을 오르기만 했던 때여서 기억에 남은 건 삼막사 앞이 막힘 없이 탁 트인 조망이 좋았다는 것뿐이다. 삼막사는 무너미고개를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이어진 하나의 관악산 같아 보인다. 바로 이어서 관악산 국기봉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보면 관악산 끝자락 같았다.

삼성산의 유례도 재미있다. 원효, 의상, 윤필 등 세 고승이 677년에 조그마한 암자를 짓고 도를 닦던 곳으로 일 막사, 이 막사, 삼 막사가 되었으며 세 고승이 수도하던 산이라 하여 삼성산이라 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천주교에서는 선교사 성 로랑 앵베르주교, 성 피에르 모방 신부, 성 자크 샤스탕 신부가 1831년 기해박해로 순교하였는데 이때 조선인 신자들이 포도청의 감시의 눈을 뚫고 이들의 시신을 빼돌려  신자의 선산에 묻었는데, 그 선산이 삼성산 순교성지라
고 한다. 그러고 보면 삼성산은 여섯 명의 성인이 있었던 성스런 곳으로 생각되는 작지만 더욱 신성시되는 기가 센 산 같다.

수목윈 안에 있는 호수가 이렇게 이쁜 물색을 간직한 채 숨어 있다.

마치 빙하호수 같이 맑은 옥수다.

단풍꽃도 꽃이다.

관악산 정상과 마주 보는 곳

관악산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도 알프스에서 봤던 그날처럼 이쁘다.

삼막사 일주문

삼막사

염불암


계절이 너무 좋아 집에 있는 시간이 아깝게 여겨진다.그래서 이튿날은 또 서울대공원으로 갔다.

서울대공원은 동물원과 식물원을 갖추었고 테마파크에는 오월의 대표꽃인 모란, 작약원과 장미원, 휴정원, 고향정원, 호수까지 갖추고 있는 뭐 하나 빠진 것 없는 대한민국 대표 종합 테마파크다. 그뿐 아니라 크게는 청계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아래 야산은 서울 대공원 소속의 삼림욕장, 치유의 숲, 동물원 둘레길이 울타리처럼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각자에게 맞는 장소를 선택해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우리는 주로 산림욕장길과 치유의 숲, 동물원둘레길을 걷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가끔은 오늘처럼 테마파크를 찾아서 시기에 맞는 꽃을 보기 위함과 국립 현대미술관이 있어 미술을 감상하는 때도 있어 이럴 때는 휴식 같은 시간으로 편한 걸음을 할 때도 있다.

모란 작약원 안에 있는 작약꽃밭, 옆에 있는 모란꽃밭은 이미 다 져버렸고 작약이 한창인데 곧 이어서 세계 여러 나라의 수많은 품종인 장미가 필텐데 아직은 꽃봉오리만 맺고 있어서 다시 가야 한다는 여지를 주는 묘하게 겹치지 않게 조금씩 시차를 두고 꽃 피우고 있다.

치유 위 숲 입구

위에는 떼죽꽃이고, 아래 것은 쪽동백이다. 꽃은 같은 모양인데 잎이 다르고 꽃이 달리는 송이가 달라서 구분이 쉬운 꽃이다.

쪽동백은 한 개의 꼬투리에 여로개의 꽃이 달려 있다.

해당화, 모습이 예쁘면 향기가 없어도 벌나비가 찾아들 텐데 해당화는 이쁘면서 향기까지 너무 좋으니 벌나비의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다.

알리움, 백합과 식물인데 알리움 속에 해당되는 것 중에는 파꽃, 부추꽃이 비슷한 모양의 꽃이 핀다.

서울대공원 위쪽 산 아래 있는 호수인데 동물원 둘레길을 걷다가 올라가면 또 하나의 작은 둘레길이 되어 있는 숲길이 너무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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