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밀라노두오모와 근처 관광

반야화 2023. 6. 7. 23:32

잠시 밀라노를 다녀왔다. 베로나에 베이스캠프처럼 숙소를 잡아놓고 기차로 갈 수 있는 몇 곳을 다녀보기로 하고 먼저 밀라노에 갔다. 밀라노는 여행이라기보다는 밀라노두오모를 보고 싶어서 갔고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이어진 볼거리를 보고 하루를 거기서 채우고 왔다.

베로나에서 기차로 한 시간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밀라노,  밀라노는 역에서부터 피렌체와 비슷했다. 너무 복잡했지만 꼭 와봐야 하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먼저 센트랄레역에 도착해서 밥을 먹고 시작해야 되는데 한 끼 먹으려면 늘 그렇지만 한 시간은 족히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아끼려고 간편식을 먹고 오후 1시에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하루분 지하철 티켓과 하루에 네 곳, (두오모, 대성당 테라스, 박물관, 지하유적)을 볼 수 있는 티켓을 사서 오후 1시에 들어가서 보고 남은 시간을 바로 옆에 있는 비토리오 에마누엘 2세 갤러리를 거쳐 브레라 미술관도 마당만 들어갔다. 우피치를 힘들게 보고 나니 미술관 관람은 워낙 많이 봐서 통과하기로 하고 스칼라극장 옆으로 거리를 걸어보고 스포르체스코 성에 들렸다. 이곳 역시 통과해야 베로나로 돌아올 수 있어 시간을 아끼려고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리도 쉴 겸 옆에 이어져 있는 넓은 공원에서 한참을 쉬었다. 걷는 것보다 더 힘든 게 서서 가만히 보고 있는 정지상태의 자세가 가장 힘든다.

운하까지 보고 나서는 역사 속에서 잠시 벗어나보자며 밀라노 부자들만 산다는 신도시를 보고 싶기도 하고 그들은 어떤 곳에서 사는지 궁금해서 간 곳이 역시 모든 걸 다 갖춘듯한 멋진 곳이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알지도 못하는 천년의 역사 속에 살았던 것 같다. 탈 것까지 백 년 정도 시민을 위해 봉사해 온 것 같은 이쁜 트램을 탔다. 트램에 오르니 마치 엔틱 가구에 들어앉은 것 같았다. 내부에 나무로 만든 반짝반짝 빛나는 의자와 한 칸짜리 작은 탈것이 정겨워서 약 십 분간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역 밖으로 나오면 비토리아 에마뉴엘 2세의 동상을 먼저 마주한다.

세계에서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가장 큰 성당이며 전체성당 중 세 번째로 크다는 밀라노두오모는 외관부터 가슴을 찌르는 듯한 압도적인 외관을 보여준다. 제일 크다는 비티칸에 있는 산 피에트라 성당은 이에 비하면 두 팔 벌려 안아주려는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에 비하면 뾰족뾰족한 건축의 얼굴이 두렵기까지 한 모습이다. 외관만 보는 것도 다 보려면 공부를 하면서 며칠은 봐야 할 것 같은 규모와 벽체에 붙어 있는 모든 조각들이 너무 많아 멀리서 한눈에 보는 것이 보통의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을 했다.

이 불가사의한 건축물은 짓는데만 500년(1387년 착공)이 걸렸고 135개의 첨탑과 3159개의 조각상이 붙어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고딕양식의 건축 끝판왕이다. 난 왜 이 건축물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말 보다 어떤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몇백 명을 앗아갔을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지, 엄청난 고통과 인내 속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했다. 왜냐하면 하나하나가 사람이 손으로 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섬세하고 공이 들어간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철문의 조각도 자세히 보면 별별 성경 속 장면들이 있다. 참으로 대단하다.

성당내부의 정면 공간. 내부가 너무 크고 기둥들이 많아서 오히려 눈에 걸리는 공간이어서 넓으면서도 답답하다.

이 또한 걸작이다. 수많은 조각의 스탠드글라스가 다 성경의 내용들이라고 한다. 그림만 봐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짜여 있아름다운 성경책으로 보인다.

이 날따라 밖의 빛이 좋아서 찬란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내부의 정면 재단

성당 지붕 위에도 올라갈 수 있게 하는데 좀 놀랐지만 그래도 티켓에 포함까지 시켜놨으니 올라가 봤다. 대리석 지붕과 모든 것이 돌덩어리인 이 거대한 몸체를 받치고 있는 건물인데 사람까지 올라가서 무게를 보태게 하면서 어떻게 보존하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붕 위에 서면 뾰족뾰족한 첨탑들이 구름까지 찌르고 있는 듯해서 마치 천국에 올라온 것 같았다. 아래로 보이는 사바세계가 멀어지는 잠시의 갈등이 이는 듯한 경험이다. 다시 내려가야 하는 그곳이 아직은 내가 살곳이다. 내려가야지.

지붕에서 보는 아래의 거리풍경.

두오모를 보고 나오면 바로 옆에 있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가 있다. 십자로 되어있는 끝부분마다 대문이 있어 어디서나 드나들 수 있다. 밀라노의 중심 쇼핑몰이며 19세기말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요즘 건물처럼 깨끗하고 멋지다. 정 중앙에는 발 뒤꿈치를 넣고 한바뀌 돌면 소원이 이루어지고 밀라노를 다시 찾게 된다고 해서 나도 돌아봤다. 쇼핑몰 안에 있는 상점들은 다 명품들이다.

브레라미술관, 이곳 역시 그냥 마당 안에만 보고 통과했다.

밀라노 거리풍경, 바닥에는 촘촘한 지압돌이 박혀 있고 중앙에는 여행객을 위함 같은 캐리어길이 있다. 저 넓은 대리석을 깔아놓지 않았다면 수많은 캐리어족이 힘들게 지나야 한다. 어쩌면 캐리어 바퀴가 다 빠져버릴지도 나 역시 경험자다.

스포르체스코 성, 15세기 중엽 밀라노대공 프란체스코 스포르체스코가 건축했고 다빈치도 건축에 참여했다고 함. 2차 대전 때 폭격당하고 재건한 것으로 현재까지 훌륭하게 보존되고 있는 역사의 현장을 안에는 보지 못했다. 성 안은 미술관과 박물관이고 성채 밖은 해자로 보이는 곳이 있고 지금은 파란 잔디 이에 고양이들의 아지트가 된 듯 보였다. 성 안이 엄청 넓다.

성과 이어져 있는 큰 공원에서 잠시 쉬어갔다. 걸어 다닌 것보다 서서 정지상태로 박물관, 미술관을 감상할 때가 가장 힘든다.

밀라노 나빌리오 (950미터) 운하, 밤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일박을 하지 않으면 볼 수 없어 상상만 해도 알 것 같아 그냥 간다.

가에 아울렌티 광장이 너무 좋았다. 얕은 물을 채워서 시원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 있고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고 있어서 깨끗했으며 흘러넘친 물은 노출된 지하의 식물원 같은 곳이 받아먹게 설계되어 있었다.

밀라노의 신도시에 있는  보스코 베르티칼레 아파트다. 부자들이 사는 동네라고 하는데 일순간 부러웠다. 갖출 것 다 갖춘 멋도 있고 쾌적하고 아름다운 동네다. 신세계의 건축물인 아파트는 900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는 수직으로 된 숲이 되어 있는 세계 최초의 빌딩이라고 한다.

두 빌딩 사이로 수직숲 아파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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