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할 때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것 중에 어느 곳을 갈까 말까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늘 생각한다."언제 또 오겠어" 이 생각 하나 때문에 가게 된 곳이 베네치아다. 후보지 중에 미정이었던 곳을 안 갔으면 크게 후회할 뻔했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다 모였는지 산타루치아역에 도착해서 나가니 인파가 얼마나 많은지 여행자들이 작은 섬나라에 다 모인 것 같았다. 역부터 특별했다. 베네치아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쑥 들어가면서 바다가 보였는데 그 철길이 바로 섬까지 연결된 것이었다. 배로 갈아타지 않고 바로 섬에 도착한 것이 얼마나 편리하던지, 생각하지 못했던 첫인상부터가 좋았다.
베로나에서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까지 기차로 1시간 30분이 걸렸다. 섬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좁은 골목과 물길이 미로처럼 작고 이쁜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어떤 목적 없이 그냥 골목마다 걸어보기로 하고 점심때가 되어서 비교적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마을 길마다 돌아보다가 대운하 쪽으로 들어갔다.
관광객이 많이 들락거리는 길로 가면 틀림없이 뭔가가 있다. 우리도 함께 휩쓸려 갔더니 그 유명한 리알토다리가 나왔는데 다리 위에는 유명세에 힘입어 빈틈없이 사람들로 메워져 있어 우리는 뒤쪽으로 올라가야 했다. 사진 한 장 건지기도 힘들 만큼 인파가 많아서 삐딱한 리알토를 찍고 대운하를 통과해서 마르코광장으로 갔다. 이곳 역시 뜨거운 햇빛 아래 아무렇지도 않게 모여 있는 사람들 앞에는 산 마르코 대성당이 있었다.
산 마르코 광장에는 두칼레궁전과 산마르코 성당이 있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우리도 꼬리에 붙어 서서 한참이나 뙤약빛 맛을 봐야 했다. 성당은 외관부터 너무 달랐다. 이제까지 봤던 로마나 피렌체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스크 같기도 하고 그리스 정교회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건축양식이 합쳐져 있는 특별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더 들어가 보고 싶었다. 내부 역시 르네상스 전후의 성당만 보다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비잔틴 양식으로 되어 있는 화려한 금으로 된 모자이크가 천장이 진짜인가 싶어서 사진을 찍어서 늘려봤더니 진짜 모자이크였다. 눈으로 봐서는 그냥 금색으로 그려진 것 같았다. 성당을 보고 나서 날은 뜨겁고 사람은 많고 힘들어서 광장 음식점에서 칵테일과 달콤한 티라미수를 먹고 쉬다가 수상버스인 배를 타고 30분 간 시원한 바다를 달려 근처에 있는 무라노 섬으로 갔다.
베네치아 산타루치아 역,
파란색 돔인 산 시메온 피콜로 성당이 보이는 역 광장.
옛날 우물모습인데 수도시설이 없던 시기에는 우물 주위에 뚫린 구멍으로 빗물이 흘러들어서 우물 속의 정화시설을 거쳐서 식수로 사용했다는 우물모습
그 유명한 베네치아의 명물인 리알토다리다. 대운하 위에 설치된 다리이며 16세기말에 건설된 오래된 점도 유명하지만 이 다리를 건설할 때 미켈란젤로, 산소비노, 팔라디오 등 유명한 예술가들이 많이 지원했지만 안토니오 다 폰테라는 베네치아 예술가에게 건설권이 넘어갔다고 한다. 건설비가 당시 금화 25만 냥이라는 어마어마한 건축 비용을 들여서 1592년에 완성된 다리. 피렌체의 베키오다리처럼 다리 위에 상점들이 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리 뒤로 건넜고 정면을 바르게 찍을 수도 없었다.
베네치아 두칼레궁전과 광장
산 마르코 대성당과 종탑,
마르코(마가) 복음의 저자 성 마르코의 유해가 인치 된 곳, 성 마르코의 유해는 9세기경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한 성당에서 발견된 걸 베네치아 상인들이 훔쳐와서 자기네 수호성인으로 삼고 유해를 안치하가 위해 이 성당을 지었다고 한다. 산 마르코 대성당은 830년경에 공사를 시작해서 1060년 완성한 이탈리아를 대표한 비잔틴 양식이라고 한다. 건축물 외관은 고딕양식, 로마네스크, 비잔틴양식이 섞여 있고 특징인 황금모자이크가 눈길을 끈다.
그동안 거쳐온 성당들과 외관이나 내부의 모습이 어쩐지 너무 달라서 살펴봤더니 여려 건축양식이 섞여 있는 모습이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어디선가 본 익숙한 모양이다 생각했는데 역시 터키에서 본 아야소피아와 흡사했다. 황금 모자이크나 여려 개의 둥근 돔이 높낮이가 다르게 배치된 모습이 피렌체의 르네상스 전후의 성당과 다른 르네상스 이전의 비잔틴 양식의 시대에 지어졌다는 걸 알았다. 유해를 훔쳐와서까지 수호성인으로 삼았던 건 사건인 것 같은데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성당내부의 천장모습
정면에 산 마르코가 있는 재단
정면에 산 마르코가 있는 제단
산 마르코광장의 인파들이 엄청나다.
베네치아 감옥의 굵은 창살,
탄식의 다리, 두칼레 궁전과 감옥을 연결한 다리다. 궁전에서 재판을 받고 감옥으로 가던 죄수들이 한숨을 쉬는 곳이라고 해서 탄식의 다리로 불리는 곳이다. 베네치아는 홍수가 나면 감옥이 물에 잠겨 나오지 못할 것을 알고 이 다리를 지날 때 세상과 하직인사까지 했다니 탄식이 나왔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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