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22일, 샤모니 보쏭 빙하 구간
매일매일 맑은 날씨가 마지막날까지 하늘에 아침 시작은 구름 한 점 없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고 하니 이보다 더 고마울 수가 없다. 낮에는 뭉게구름이 피어올라 높은 산에 흰 눈과 만나면 구분이 없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먼지 같은 거 본 적이 없는 이 나라를 가져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 이날은 쇼핑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정을 짧게 잡아서 숙소에서 바라만 보던 보쏭 빙하를 바로 앞에서 보는 곳까지 간다. 쇼핑이라고 해봐야 스포츠용품 매장이 대부분이고 부랜드도 거의 우리나라에도 다 있어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리프트를 타지 않고 걸어가는 길도 있고 리프트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어 우리는 리프트를 타고 갔다.그런데 엄청 길다. 빙하 트레킹 총거리는 14킬로미터의 거리에 5시간 정도 소요되는 곳이다. 리프트를 타고 샬레 그레이서 산장(1425미터)까지 가서 오솔길로 지그제그로 올라간다. 길가에는 머위 같은 풀이 산 전체에 깔린 듯하다. 이런 길을 약 400미터 정도 발 밑만 보고 걸어가다가 고개를 들었더니 눈앞에 무시무시한 거인 같은 것이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 빙하만 생각하고 걸었는데 생각도 못 했던 침봉이 나타나고 그것이 너무 가까이 느껴져서 마치 내가 꿈속에서 천상에 와 있는 듯했다. 오른쪽에는 몽블랑이 구름을 뚫고 쑥 나와 있고 왼쪽에는 그에 버금가는 듯한 에귀 뒤 미디 침봉이 쑥 나타나서 속으로"난 천국을 보았다, 그리고 그곳에 올랐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만큼 눈앞에 손 닿을 듯이 가까이 느껴졌다.
보쏭 빙하는 46년과 58년 전에 삼켰던 것들을 근래까지 토해냈다고 한다. 1950년과 1966년에 인도 비행기가 같은 장소인 몽블랑에 두 번이나 충돌해서 전원 사망했다고 한다. 그 후 몇십 년이 지난 다음에 빙하가 녹으면서 비행기 잔해와 심지어 사람의 신체 일부까지 토해냈고. 그런데 그 비행기 잔해를 엄청 비싼 값에 거래가 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몽블랑이 구름 속에 있으면 산인지 구름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서 충돌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리는 운 좋게도 여행하는 중에 어디서든 몽블랑의 정상을 구름 위에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 아주 많이 누리게 된 것에 너무 감사한다.
이제 마지막 일정을 끝내고 이튿날 새벽에 출발한다.러시아 월드컵이 진행 중이어서 제네바에서 출발하는 티켓이 없어 한 시간 더 걸리는 취리히에서 러시아로 가야 한다.
알프스여!
몽블랑이여!
좋은 날씨 선물해 주어서 너무 고마웠어. 그리고 행복했어. 다시 온다는 약속은 못 하지만 오랫동안 그리워하게 될 거야. 안녕.
샤모니 이웃집 할머니께서 강아지를 사진 찍으려고 세워주셨다.
보쏭 빙하, 숙소에서도 보이는 풍경이다.
리프트를 타고 빙하 전망대가 있는 산장까지 올라간다.
그레이서 보쏭 산장, 여기까지 리프 타를 타고 내려서 지그제그 길로 오솔길로 걸어간다.
몽블랑이 눈앞에서 너무 가깝게 느껴지는 곳
알프스의 개들은 2000미터는 거뜬히 오르는 것 같다
빙하 위쪽에 솟아 있는 에귀유 디 미디
빙하 전망대 아래에 있는 산장 겸 카페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보쏭 빙하 트레킹 길
구름 위의 몽블랑
구름도 예술이다.
3383미터의 에귀뒤미디 밑에 빙하가 형성되어 있다.
가까이서 본 빙하
샤모니마을 전경
에귀 디 미디
피라미드 산장
다채로운 노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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