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몽블랑트레킹 4일째(이탈리아 구간)

반야화 2018. 7. 2. 13:19

2018.6.20일
코스: 몽블랑 터널 경유-꾸르마이어-발 페레 계곡-보나타 산장-꾸르마이어
 
오늘은 프랑스 샤모니에서 몽블랑 터널을 통과해서 이탈이라 지역인 꾸르마이어로 간다. 오늘도 맑음이다. 덩달아 마음도 맑음, 터널이 없었다면 이탈리아 쪽을 샤모니에서 출발하기는 먼 길이 되었을 텐데 두 나라를 이어주는 터널은 40분이면 이탈리아 지역이다. 티엠비 버스를 타고 이탈리아 산악지역인 꾸르마이어까지 가서 다시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발베니 계곡과 발 페레 계곡물이 만나서 흐르는 우리나라 두물머리 같은 곳. 종점까지 들어가서 걷는다. 그런데 오늘의 일정도 변경되어서 기대했던 발베니가 아니라 발 페레로 간다. 알프스의 물이 흐르는 곳은 조용히 흐르는 데가 없다. 다 높은 곳에서 흘러내리다 보니 유속이 세차고 소리도 요란하다.
 
물길을 뒤로하고 베르토네 산장 쪽으로 올라가면 먼저 풀꽃들의 나풀거림으로 우리를 반겨준다. 산장 위에 올라서니 세상에 이런 천국이 없다. 왼쪽은 추른초원의 목초지가 드넓게 펼쳐진 가운데 온갖 풀꽃들이 피어 있고 오른쪽에는 아침 빛을 받아 다이아몬드 왕관을 쓴 제왕 같은 설산들이 서로의 키를 자랑이라도 하듯이 나열해 있다. 거기에 보탠 날씨는 또 왜 그렇게 좋은지 길은 촉촉하고 빛은 투명하지 하늘에 닿는 산꼭대기엔 뭉게구름이 감돌지, 뭐 하나 부족함이 없는 길이다. 내가 어떻게 이 축복 같은 날에 이 장소에 있나 싶었다. 산이 워낙 높아서 발 페레 계곡은 깊은 지하 같고 그랑드조라스 일대는 천상 같아서 천상천하를 한꺼번에 보면서 마치 우리들이 있는 곳은 단테의 신곡에서 말하는 연옥의 어디쯤인 것 같았다.
 
프랑스에서 몽블랑이 제왕이라면 이탈리아에서는 그랑드조라스가 제왕 격이다. 4208미터의 그랑드조라스와 나란히 비슷한 키의 산군들이 맥을 이루고 있는데 놀랍고도 황홀하다. 발베니 쪽으로 갔으면 몽블랑의 뒷면을 보고 감탄했겠지만 발 페레에서는 그랑드조라스를 가깝게 느낄 수 있어 더 좋은지도 모른다. 그리고 길은 목장을 하다가 떠난 동네여서 완만한 들길이다. 만년설이 녹아서 흘러내리는 물길을 아슬아슬하게 건너뛰어야 하는 장애물이 있지만 길은 숲도 아니고 초록색과 흰색 두 가지뿐인 초원을 걷는 길이 너무너무 좋다. 이제까지 걸었던 길이 가는 데마다 "여기가 최고다"했지만 갈수록 그 말은 깨어지고 최고치의 기록은 다시 경신을 해야 했다.
 
페레 계곡을 중심으로 목초지와 설산으로 두 풍경을 정말 다르게 펼쳐놓고 있는데 우리는 그 사이를 걷는다. 오르내리는 능선과 계곡, 제왕 같은 경외감이 드는 산군을 한눈에 보면서 산장을 만나면 차를 마시면서 쉬어가고 아무거나 함부로 담아도 다 작품 같은 풍경들이 너무 좋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이날뿐 아니라 며칠간 가이드가 늘 앞서가면서 함께 있는 사람들은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중간에 가는 나는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때로는 찾아가서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면 수종이나 장소를 잘 못 가르쳐주는 경우도 있었다. 여행객이 이거다 저거다 해도 모르니까 우리는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지만 지도와 비교하면 아닐 때도 있어서 제차 질문하면 실수를 인정할 때도 있었다. 약간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날도 이탈리아에서 쇼핑할 시간을 내기 위함인지 너무 빨리, 그리고 경로를 축소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하산하니 오후 5시 쇼핑할 시간이 한 시간 남짓인데 난 아무거나 살 수도 없었고 둘러보면 우리나라보다 특별한 걸 찾을 시간도 없어 포기했다. 우리나라는 소비자 천국인데 유럽은 노동자 천국 같았다.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 해도 좋은 날씨와 멋진 풍경 덕에 다 상쇄되고도 남았던 최고의 트레킹 코스, 세계 10대 트레킹 코스를 걸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알펜로제 숙소

몽블랑 터널을 지나서 이탈리아 지역으로 간다. 우선 역사적인 터널을 지난다는 것도 여행의 일부다. 이 터널은 1957년에 공사를 시작해서 1965년, 8년에 걸친 공사 끝에 완공된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 지대를 연결하는 터널이다. 길이는 11.6킬로이며 버스로 터널을 통과하는데 40분이 걸린다. 그 후 1999년에 화재가 발생해서 39명의 많은 사망자가 희생 도었다고 한다. 그 후 추돌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현재는 추돌 방지를 위해 앞차와의 간격을 150미터 유지가 안되면 입구에서 차단이 되는 거리를 유지하고 사고방지를 위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한다.
 

 

 

발 페레 계곡물이 보는 것만으로도 신나게 흘러간다.      

계곡을 지나 산으로 올라가는 길

베르토네 산장

 

바람꽃

 

 

멀게 보이는 스위스지역의 산군이 아득하다

계곡 위의 언덕인데 조망 좋은 풀꽃 밭에서 취하는 휴식이 꿈같은 장면이다.
이렇게 쉬면서 뒷사람을 기다리는데 뒷사람은 늘 따라가기 바쁘다.

 

 

아이들이 물감으로 놀이를 한 것 같은 그림이다.

멀게만 보이던 이곳은 국경 넘어 스위스 지인데
결국 스위스로 넘어가서 가까이서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곳곳에 이런 물줄기가 폭포처럼 흘러내려서
건너뛰기에 쉽지 않은 곳도 있지만 발 벗고 들어서기엔 물살이 거세다.

그랑드조라스가 너무 높아서 가까이서 한 폭에
꼭대기가 다 들어가지 않는다.

 

보나타 산장
등반가 보나타를 기리기 위해서 지은 산장인데 안에는 보나타에 관한
전시물이 있다.

보나타 산장에서 점심을 먹고 그랑드조라스를 감상한다.

창에 비친 산

그랑드조라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알프스의 3대 북벽인 그랑드조라스는 6개의 봉우리가 모여있는 포랑스와 이탈리아의 중간지점에 있고 보나타산장에서 마주볼 수 있는 거대하고 멋진 산군이다.구름은 머물지 않는다.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산봉우리를 구름만이 만지며 놀 수 있어서 잠시도 머물지 않고 그림을 그리며 장난을 치고 있다.구름이 없다면 밋밋할 수도 있는데 구름이 효과를 더한다.

버려진 농장들이 더러 있다.

 

 

국경 역할을 하는 그랑드조라스(4208미터) 일대,
그랑드조라스를 중심으로 왼쪽으로 멀리 보이는 곳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의
3곳을 접하고 있는 몽들렁(3280미터)이 있고 오른쪽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경에 있는 도티 그랑 띠(4013미터)인데
길게 늘어서 있는 산줄기를 파노라마로 찍었더니 둥글게 초원의 접시에 담긴 듯하다.

 

 

이렇게 좋은 길은 이탈리아 출발에서부터 스위스로
넘어갈 때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높이는 2000미터 정도 되는 곳이다.

 

 

 

깃발 건너편에는 스위스 지역
이탈리아와 국경을 표시하는 깃발들이다.

멋진 풍경을 나누어 놓고 있는 페레 계곡, 스위스가 가까워질수록 아득히 보이던 곳이
마치 유화물감으로 그린 그림 같은 느낌이 드는 설산들이다.

바로 앞에 있는 낙엽송이 얼마나 큰지 우듬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
멀리 떨어져 있는 산의 높이가 더 높이 보인다.

 

 

 

 

초원의 언덕 애 서 데이트를 즐기는 두 남녀

 

 

성모마리아봉에 십자가를 다는 두 사람,
꾸르마이어 마을에 있는 성모 봉인데 이곳 주민들은 이곳에 올라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정상에 십자가가 있는 듯이 보인다.

 

식수를 채우고 갔던 곳, 산책 나온 개들도 뭔가를 아는 듯
물끄러미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이탈리아 산악마을 꾸르마이어(1226미터)
마을공터가 꽃밭이 된 채로 그냥 두어도 너무 아름다운 마을.

 

가정집들이 다 별장같이 아름답다.

 

 

이탈리아지역의 유명한 산악인들의 동상
전설이 있는 은혜로운 개의 무덤
꾸르마이유의 등산장비 상점들.

하루 일정이 다 끝나고도 낮시간 대여서 씻고 나와서 다시 호수로 가서
몽블랑의 일몰과 호수에 어른거리는 몽블랑의 노을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