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2일
우리들의 연중행사 같은 세 모녀 여행,일정을 길게 잡을 수 없어서 2박3일 일정으로 이번에는 중국 상해로 갔다.컨셉이 다른 여정이 펼쳐진다. 친구들과 페키지 여행을 할 때는 여행사의 짜여진 일정도 거의 그 나라의 자연경관과 역사 위주로 보기 때문에 필수로 국립공원이나 역사의 현장을 가기마련이다.나 또한 그런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편이다.그러나 딸들과 여행을 할 때는 내주장보다는 함께 선호하는데로 일정을 짠다.젊고 미래를 지향하는 딸들은 그 나라의 발전상과 문화를 보려는 성향이 있기 떄문에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상해를 보는 것이 좋을 듯해서 짧지만 알차게 보냈다.비교적 상해까지는 비행거리가 짧아서 오전에 푸동공항에 도착했다.우선 숙소인 프랑스조계지에 있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짐을 보관시키고 바로 나가서 거리 구경도 하고 점심도 먹고 첫날은 상해 임시정부를 둘러보도록 했다.
호텔로 가는 길이 상해의 첫인상인데 정통 중국이라기 보다는 유럽의 조계지가 모여 있어서인지 유럽풍이 느껴졌다.그 중에 우리가 묵을 인터콘티넨탈호텔이 있는 곳은 프랑스 조계지라고 하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거리 풍경은 하늘을 찌를듯한 고목인 프라타나스 나무들이었다.해를 다 가리고 건축물의 간판도 다 가려져 있지만 가지에 손댄 흔적이 없고 자라고 싶은데로 가지를 키워서 어수선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는 풍경이어서 나무들은 좋아할 것 같았다.어딜가나 옛 도시의 문제점은 자꾸만 늘어나는 검은 선들,전선과 통신선들이 엉켜서 나뭇가지를 시커멓게 엮어놓은 모습은 필요불가결의 모순이었다.상해 중에서도 유럽의 조계지가 있는 곳은 건축물들이 유럽풍이고 뭔가 고급스런 풍경이다.음식점도 중국식보다는 유럽식이어서 더 좋았다.가기 전에는 기름지고 책상다리 빼고는 다 먹는다는 중국의 음식 때문에 까다로운 내 식성에 먹을 게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기우였다.유럽식이어서 맛있고 맘에 들었다 첫날은 정갈한 스페인 식으로 먹었는데 끼끼마다 만족하고 맛있게 먹었다.그래도 중국에 여행갔으니 중국음식도 먹어보자며 하루정도는 탕수육과 딘타이펑을 먹었는데 고급 음식점의 중국음식은 대체로 맛이 좋았다.그리고 우리가 즐겨찾는 음식이며 보이차,커피,맥주 등 기호식품들의 값이 무척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상해의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일단 조계지에서는 더 비싼 것 같았다.신천지 거리는 주로 외국 관광객들과 상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거리인 것 같은데 밤거리가 화려하고 시끄러운 호객 음악들이 좀 거슬리기는 해도 흥을 돋구기에는 그만한 것도 없으니까 그런데로 젊음을 느낄 수 있어서 괜찮았다.그 곳 바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샘플러가 먼저 나오고 원하는 맛을 고르면 다시 잔을 채워서 나온다.난 술 대신에 알콜이 거의 없는 보히또라는 음료를 생전 처음으로 마셨는데 민트가 많이 들어간 레몬음료였다.맛보다는 딸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즐기는 분위기로 마셨다.
임시정부를 보았다.
미리 짐작은 하고 갔지만 막상 그 앞에 서니까 우리나라 현대사의 근거지가 남의 나라에 세들어 있는 것 같은 비교적 초라한 외관에서 속상한 마음이 들었지만 내부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관리는 잘 되고 있다는 생각에 안도했다.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안내자나 관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단체 관광객이 우루루 몰려오더니 시대의 아픔이나 애국정신보다는 거기서도 역시 나이 많은 아줌마들의 무지한 평가를 하는 소리만 들렸다.너무 화가 났다.가짜뉴스는 밖에 나가서도 바가지가 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니 우리사회의 큰 병패다.그런데 들어가지마자 김구선생보다 이승만의 사진이 먼저 붙어 있다. 서열로 붙어 있는 사진이 임시정부 법통을 부정하는 그의 사진이 맨 앞에 붙어 있는 것이 보기에 불편했다.적어도 그곳에서만은 김구선생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임시정부라는 근본이 있었기에 이어서 대한민국의 정부수립이 가능한거지 그 힘들었던 독립운동의 아픔을 무시한다는 건 후손의 도리가 아니다.내부에는 여러가지 기록들이 있었지만 그 안에선 사진을 찍지 말라는 문구가 있어서 우리는 한 컷도 찍지 않았다.오직 가슴에만 오롯이 그 아픔과 감사함을 담아왔다.
임시정부를 둘러보고 무거운 마음으로 우리나라 인사동 같은 타이캉로드로 갔다.이곳은 다 둘러보는데 걸어서 20분이면 되는데 좁은 골목길에는 공방과 카페,음식점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중국에서는 옥 제품과 비단 제품은 가짜로 속을 염려를 안해도 된다기에 우리는 여기서 나의 옥팔찌와 실크스카프를 샀다.이곳이 관광 필수코스로 손색이 없어보였다.타이캉로드를 둘러보고 걷다보니 이쁜 카페가 있어서 진한 커피 한 잔으로 피로도 풀고 잠시 쉬어가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이 많은데 이 카페 2층에는 우리만 있어서 조용히 차를 마시고 다시 호텔이 있는 방향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호텔에 짐을 찾아 체크인하고 객실로 들어가는데 서쪽하늘이 불그레 물드는 상해의 하늘은 걱정했던 미세먼지는 보통 수준이고 비교적 맑아서 다행이었다.그런데 호텔 내부는 벅차게 화려했고 객실 역시 넓고 깨끗하고 무척 좋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룻밤에 우리돈 35만원이라니 굳이 이런 곳에 묵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 아깝기도 했지만 아침에 조식이 내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그득하고 맛도 좋고 종류도 무척 다양해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다.
인터콘티넨탈 호텔 안으로 들어간다.
호텔 체크인하고 나와서 프랑스 조계지 거리
타이캉 로드의 거리, 이곳에는 공방과 카페 음식점이 있는 20 정도 소요되는 작은 거리다.
타이캉 로드 구경하고 쇼핑도 하고, 난 조용하고 이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상해 임시정부 외관, 같은 건물의 일부를 쓰고 있고 일부는 주거공간으로 보였다.
내부에서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고 해서 한 컷도 찍지 않았는데
어째서 다른 사람들은 내부를 다 사진으로 남겼는지, 우리가 너무 정직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몰시간쯤에 호텔로 돌아와서 짐을 들인 후에 다시 밤거리로 나갔다.
인터콘티넨탈 호텔 본관
호텔 로비의 샹들리에
호텔 안에서 내려다보이는 호텔 별관이 숲 속이다.
스페인 레스토랑
신천지에 있는 고급 바에서 맥주 한 잔 하는데
샘플이 먼저 나오고 좋아하는 맥주를 고른 다음 다시 시킨다.
나는 민트가 들어간 모히또라는 걸 처음 먹어보았다.
상해의 물가가 무척 비싸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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