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로키산맥트레킹7,라치벨리 트레일

반야화 2019. 7. 18. 13:29

2019,7.13일
코스: 모레인 레이크- 텐 피크- 센티널 패스_모레인

벌써 마지막 날의 트레킹이다. 최고의 스타는 무대에 가장 늦게 나타나는 법, 이날이 그런 날이다. 물론 그것을 알고 간 것은 아닌데 다 끝나고 보니 여기가 최고의 스타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음에도 밑줄을 그을 수 있었으면, 요점에 빨간 줄을 긋고 저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녀와서 여러 날의 기록을 한꺼번에 하다 보니 생각이 뒤섞이고 장소가 뒤섞이고 혼란이 온다. 마자 막날의 선물인가, 날씨가 가장 좋다. 우산을 한 번도 펴지 않았다. 워낙 큰 나라이다 보니 출발할 때 맑아도 우산은 늘 준비해야 했다. 어디서 비를 만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호수를 보는 날은 날씨가 맑아야 빛나는 색상을 볼 수 있는데 모레인 레이크에 도착했더니 기대했던 만큼 호수가 너무 이쁘다. 에메랄드라는 이름이 붙은 레이크 보다 더 아름다웠다. 로키산맥의 빙하수가 만들어 낸 호수가 참 많은데 우리는 트레킹 중에 열개 정도의 빙하호를 만난 것 같다. 다시 한번 호수를 별도로 정리해 봐야 알 것 같다.

모레인에서 출발해서 다시 모레인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아침에 보는 것보다 하산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잠시 둘러보고 곧장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구름이 끼어도 시야가 깨끗한데 날씨까지 맑으니 더없이 좋은 날이다. 우리나라 오월 정도의 싱싱하고 푸르른 숲 속으로 들어가 좁다란 길을 한 줄로 열을 지어 올라가는 모습도 그림같이 이쁘다. 10.9킬로, 여섯 시간 예정으로 올라가는데 반쯤 올라가면 연녹색 침엽수림이 지나간 봄을 다시 맞이하는 기분이어서 얼마나 좋던지, 등산과 트레킹의 차이점이라면, 등산은 정상에 오르는 것이고 트레킹은 정상을 바라보면서 둘레를 걷는 것이다. 등산은 오만이고 트레킹은 겸손이다. 로키처럼 좋은 곳에서는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 같으니 아름답고 싱그러운 숲길을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시간을 즐기는 것 외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이것이 바로 치유라고 하겠지,

수목한계선을 지나면 거대한 암벽인 텐 피크라는 열개의 연봉이 나타나고 뒤를 돌아보면 센티널 패스의 웅장함이 바라보인다. 텐 피크 넓은 평원 2443미터의 눈 녹은 풀밭, 최고의 높은 자리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는 것, 출세한 사람들의 밥상보다 더 멋진 진수성찬의 조망을 곁들여서 즐겼다. 후식으로는 재스퍼에서 산 이쁜 컵에 눈을 듬뿍 담아서 멋진 여행의 행복감을 축배로 들기도 했다. 바라만 봐도 좋은 풍경들, 왜 굳이 저런 곳에 올라야만 한다고 생각했을까, 트레킹의 묘미에 흠뻑 빠져본다. 센티널 패스 아래는 아직도 눈에 덮여있지만 조금 녹은 곳은 이곳이 작은 호수라는 걸 알게 하는데 미네스 티마 호수다. 작지만 눈이 다 녹으면 산들의 거울이 되기도 하고 아무도 없을 땐 산들이 스스로가 얼마나 멋진 걸작품인지를 비쳐볼 것 같다.

뒤쪽 더 높은 곳에는 한 고개가 있는데 센티널 패스다. 일직선의 고개 양쪽에는 오른쪽에 캐슬 같은 피너클산과 왼쪽엔 템플산이 버티고 있다. 그런데 비탈지고 곳곳에 눈도 남아 있어 가이드가 주저하더니 마지막 날의 보너스라며 조심해서 올라가자고 해서 올라가는데 오를 때는 괜찮았으니 내려올 때는 눈이 더 녹았는지 미끄럽고 자갈돌이 발 밑에서 굴러다녀 쩔쩔맸다. 모험을 하면서도 오르지 않았다면 그 넘어가 얼마나 황홀한 곳인지 몰랐을 것이다. 센티널 패스에 올라섰을 때 너무 놀랐다. 완전 딴 세상 같은 파라다이스 벨리라는 이름에 걸맞은 꿈속 같았다. 로키의 모든 속살은 또 어떤 진풍경이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아주 일부분만 본 것에도 엄청난 것들을 보았는데 다 볼 수 있다면 정말 그것은 꿈일 것이다. 같은 꿈을 자꾸 꾸다 보면 현실이 되기도 하지만 로키를 다 본다는 것은 몇 생의 꿈으로 남을 것 같다.

 

창으로 보는 캐슬산

모레인 호수 뒤편

모레인, 빙하가 밀고와 쌓인 돌더미

 

모레인 레이크

 

 

 

 

 

 

 

 

 

 

 

 

 

 

 

 

 

마멋, 다람쥐를 닮았는데 다람쥐보다는 세배 정도 크다.

 

 

 

 

 

 

 

 

 

 

 

 

 

미네스티마 호수 앞에서 점심을 먹는 중

 

 

 

 

 

 

 

 

 

 

텐 피크 파노라마

센티널 패스 파노라마

텐 피크의 원경인데 줌으로 촬영

성벽 같은 피나클 마운트

 

 

 

 

 

 

 

 

 

 

눈으로 보는 만큼의 모습에는 절대로 미치 못하는 센티널 패스 너머의 파라다이스 벨리 쪽에
레프로 이산의 만년설과 촛대바위 같은 거대한 침봉들이 놀라울 정도로 멋있었다.

 

나야 나

 

 

 

 

 

 

 

줌으로 당겨본 아주 먼 곳의 빙하다

 

눈으로 축배를 들다.
우리들은 로키에 있다. 그리고 행복하다. 축배를 들자.

 

 

 

 

 

 

 

 

수목한계선과 텐 피크의 조화

 

 

 

 

 

 

하산길에서.....

 

하산하면서 보는 모레인 레이크

 

 

 

 

 

하산 후 모레인에 올라가서 보는 틴피크와 모레인 호수

 

 

 

밴프에서 잠깐 쇼핑을 한다.

마지막 날 저녁, 숙소에서 보이는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