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후리지아

반야화 2014. 2. 11. 15:20

꽃은 스스로 아름답다 하지 않아도 아름답듯이 향기는 스스로 향기롭다 하지 않아도 향기롭듯이.......

이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꽃이다. 해마다 이맘 때면 프리지어의 향기를 맡고 싶어 진다. 상큼한 봄 맛이 배어있어서 좋고 샛노란 색이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고이 스며드는 것 같아서 좋다. 오늘 몸도 아프고 당분간 책 보기를 쉬려고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대출 없이 그냥 돌아오는데 정류소 옆 꽃집에 프리지어가 있었다. 그런데 차가 온다는 알림이 10분 남았다. 놓치면 20분을 기다려야 한다. 살까 말까 망설이디가 결국 못 샀는데 그 10분이란 시간을 쪼개서 딱 맞게 써본 일이 없기에, 그런데 꽃을 세 번을 사도 될 만큼 긴 시간인데 그걸 몰랐다.

 

앞으로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나머지 인생에서도 허송하는 세월없이 시간 활용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못내 아쉬워하며 돌아왔다. 그리고는 딸한테 문자를 보냈다 "엄마가 프리지어를 너무 사고 싶었는데 차 놓칠까 봐 못 샀어, 그러나 사 오라는 말은 절대 아니야" 했더니 답장이 "뭐야ㅎㅎㅎ"하고 보내왔네 다시 문자를 보냈다. "엄마가 아플 때 딸한테 보채고 싶은 어리광" 하고 과연 오늘 저녁에 프리지어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딸이 사온 후리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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