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계

제주올레 3코스(B코스)

반야화 2015. 9. 30. 12:42

2015.8.15일

3일째, 제주올레 3코스를 간다.

올레 사이트에 함께 걷기를 신청하면 날짜와 같은 숫자의 코스를 걷는다. 그래서 오늘은 3코스를 걷는 날, 3코스는 A와 B코스로 나뉘어 있다.A코스를 먼저 하고 싶지만 워낙 날씨가 무더우니까 위험부담이 있어서 짧은 14.4킬로의 B코스를 먼저 걷기로 했다. A코스는 21.3킬로 미터다.

 

어제 2코스 끝난 지점에 3코스 시작점이 있어서 다시 그 먼 곳까지 가서 온평포구에서 표선까지 걷는 길이다. 오늘의 봉사자는 올레에서 만난 예비부부라고 하는데 둘이 참 이쁘게 사랑하는 사이여서 우리도 덩달아 즐거운 동행자가 된다.

b코스는 개방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들머리에서부터 긴 장성(환해장성, 외침을 막기 위해서 축조한 돌 성) 아래 울퉁불퉁한 바윗돌을 잘 끼워맞쳐서 모서리는 감추고 편편한 것은 들춰내어 안전한 새 길을 만들어 놓은 곳이다. 옛날 성이 다 허물어진 곳에는 새로 쌓기도 하지만 아직도 옛 모습을 갖추고 있는 성도 있다. 바닷가에 길게 쌓은 돌담이 기술적으로 잘 쌓아서 이것 또한 제주만의 하나의 풍경이 된다.

 

솔솔 부는 바람길을 따라 신선 포구를 걷다 보면 도로가에 직접 커피를 끊여먹을 수 있는 작은 카페가 있다. 커피뿐 아니라 물과 음료도 준비돼 있어서 부족한 걸 채우고 마침 일행 중에 잘 생긴 바리스타님이 있어서 맛있게 끓여준 냉커피를 마시고 잠시 쉬어서 마을길을 지나면 신선 포구길에 얕은 물이 갇혀 있는 쉼터인 농개에서 잠시 바닷물에 몸까지 담그고 싶지만 발만 담가 열을 식히고 간다. 다음은 오늘의 가장 기대되는 곳인 신풍 신천 바다목장으로 간다. 바다목장이라고 해서 양식장인 줄 알았더니 뜻밖에도 진짜 소를 키우는 목장이다.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 곳에 몇 만평은 되어 보이는 푸른 초원이 드넓게 쳘쳐져 있고 날이 더워서 소들도 한쪽에서 쉬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었었다. 참으로 이채로운 풍경이다.

 

왼쪽에는 푸른 바다가 있고 오른쪽에는 넓고 푸른 초원의 목장이 있어서 색다른 그림을 동시에 보면서 잔디 위를 걸어가는 코스다. 그 위에서 우리는 그림 같은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어떤 포즈를 취해도 아름답게 보이는 훌륭한 풍경이 되어 사람도 풍경이다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한 때를 보낸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장소라도 마냥 놀 수는 없어 바다목장을 뒤로하고 소낭 밭길로 접어드는데 숲이 그리 빽빽하지 못한 것은 재선충 때문에 나무가 베어져서 숲이 많이 망가진 상태라고 했다. 숲길은 그리 길지 않아서 조금 지나면 화천리 마을을 지나고 다음 지점이 배고픈 다리라고 하지만 난 그곳이 어디쯤인지 잘 살피지 못하고 지나쳐서 아쉬웠다.

 

이제 멀리에 마지막 지점인 해비치 호텔이 바다와 어우러진 멋진 그림으로 보이는 곳인데 화천리 쉼터를 지나 표선 해수욕장에 다다른다. 제주에 아름다운 해변이 많은데 이곳 역시 물도 모래밭도 고운 아주 좋은 해변이 있다.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많은 인파들이 여름을 즐기는데 우리는 걷기만 해도 하루가 짧은 올레꾼이다. 끝 지점에 가려면 해변을 동그랗게 한참을 돌아야 하는데 마침 물이 빠진 시간이어서 우리는 바다 가장자리쯤에서 가로질러 걷기로 했다. 물이 빠진 바닥이 시커먼 뻘밭인 곳은 봤어도 요렇게 매끈하고 고운 모래 바닥은 처음 보는데 그 위를 밟아 걷는데 촉감도 좋고 발목까지 차는 물이 시원해서 너무 좋았다. 잠재된 동심이 살아나서 한참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걸었다. 천천히 걸으면서 바라보는 하늘에는 흰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있어 잊힌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새파란 수평선 흰구름 흐르는 오늘도 즐거워라 조개잡이 가는 처녀들......."

올레길이 아니면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풍경을 오늘처럼 의도하지 않아도 행운처럼 찾아드는 수가 있어서 올레길이 좋다.

 

이제 하루의 일정이 끝나고 날도 저물어 저마다의 숙소로 돌아가서 내일은 4일 다시 4코스를 걷기 위해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복원된 환해장성 위에서 바람을 맞다.

 

 

 

계요등 꽃

 

신선 포구를 지난다.

농개의 얕은 물에 발 식히기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문주란꽃

 

앙증스러운 대문

 

신풍 신천 바다목장 왼쪽엔 바다, 오른쪽엔 큰 목장.

 

 

 

 

 

 

행복한 부부

 

 

 

소낭밭 숲길

 

 

표선 해비치 호텔

 

 

문주란꽃

 

여기서부터 물 빠진 바다 건너기

 

 

 

표선 해수욕장에 물이 빠져서 우회하지 않고 물 빠진 바다를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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