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경주에 머무르면서 울산을 거쳐 부산까지 돌아보는 코스로 짜인 초가을 맛보기 여행이다. 가기 전에 계획된 일정에는 경주 시티투어 차를 티고 동해안코스인 감은사지, 골굴사, 문무대왕 수중릉 등을 돌아보기로 하고 예약을 했지만 15명 이상이 되지 않아 취소 되고 낙심한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울산에서 가보자였다.
내 생각에는 울산에서 부르는 대왕암이 경주 감포에 있는 것과 같은 장소여서 울산에서도 갈 수 있는 줄 알았다.삼국통일 을 이룩한 문무대왕의 호국정신이 깃든 수중릉을 처음 봤을 때는 디지털카메라가 나오기도 전이었으니 다시 가보고 싶어서 울산에서 시티투어를 타고 대왕암으로 가는데 차 안에서 투어를 안내하는 분에게 질문을 하자 각각 장소도 다르고 명칭도 다르다는 말을 듣고 낭패한 마음과 다른 모습의 대왕암에 대한 기대로 대왕암공원 앞 정류소에서 내렸다.
대왕암 공원은 울산 동구 일산 해수욕장 끝에 있는 공원이며 옛날에는 말을 키우던 목장지였다고 한다. 공원에는 산책로가 많이 있는데 해변 쪽으로 가서 직진하면 출렁다리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서 해안절벽으로 갈 수 있는데 바람이 휘몰아쳐서 갈 수가 없어 겁쟁이인 나만 되돌아 나와서 공원 안길을 걸어서 갔더니 일행과 만나지 못해 마음만 괜히 촉박했다.
공원에는 문화재로 등록된 울기등대와 100년이 넘는 해송 1만 5천 그루가 군락을 이루는 울산의 명소로 알려졌고 해안가 바위절벽에는 남근바위, 탕건바위, 자살바위·처녀봉, 용굴 등 기암들이 다 이름이 붙어 있다.
대왕암 상가,
공원으로 들어서기 전에는
전체가 보이지 않는다. 상가는 약간 둥글게 이어 붙인 유럽식이고 거기에는 음식점도 많았다. 우선 점심을 먹고 상가 뒤로 공원에 진입했는데 먼저 공원의 크기와 백 년이 넘었다는 빽빽한 해송이 아직도 싱싱하게 공원을 꽉 메우고 있어서 규묘에 놀랐다. 공원 면적의 절반 정도는 꽃무릇이 솔밭 아래 붉은 바탕색을 이루고 있어 상상밖의 풍경이었으며 해송이 무려 일만 오천 그루나 된다고 한다. 바다 쪽으로 디긋자 형태로 쑥 들어간 큰 공원 끝에 암석 길을 다 보고 돌아서면 다시 둘레길을 걸어 나오는데 그 끝에는 슬도라는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약 2킬로미터만 가면 된다고 하는데 시티투어를 타기 위해 포기했더니 결국 차는 놓쳤고 대중교통이 안 좋아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가 시내버스 124번을 타고 나왔다. 슬도는 다음에 꼭 가보기로 한다.
상가에 있는 하와이 새우트럭
이라는 식당에서 점심으로 먹은 메밀국수와 새우요리인데 맛은 아주 좋았다.
대왕암공원의 꽃무릇이 한창인 때를 우연히 만나서 멋진 풍경을 덤으로 얻었다.
대왕암공원의 고목이 된 해송이 빽빽하다.
공원에서 해안절벽으로 가는 출렁다리.
용굴, 바위 속으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것을 보면 전설이 진실로 믿을 만큼 청룡 황룡이 드나드는 길처럼 보인다. 가장 먼저 본 것이 용굴인데 날씨는 가을답게 푸르르고, 세찬 바람에 파도는 거세게 일어나 물보라를 일으키고 그런 가운데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해안절벽은 모두가 이름을 부여받은 것들이다. 이곳 대왕암은 바위들의 색상도 약간 노르스름한 색이어서 빛을 한껏 받은 바다와 더욱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용굴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진 해안은 전체가 멋진 괴석들이 연결되어 있고 바윗길이 길기도 해서 바람과 사투를 벌이며 너무 힘들게 걸었지만 풍경은 해금강이 여기구나 할 정도로 빼어난 암봉들이 즐비해서 어느 한 곳이 대왕암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전체가 대왕암 같았다. 이곳이 문무대왕의 왕비가 묻힌 수중릉이라면 내눈엔 마치 신라 왕비
들이 다 모여 있는 사후 처소 같았다.
진짜 대왕암은 해안 절벽 끝 바닷속에 유일하게 대왕교라는 다리로 이어져 있는 곳이다. 비교를 하면 대왕암이라고 부르는 바위가 가장 좋은 것은 아니지만 바다 속에 있어야 수중릉이라고 할 수 있고 그 이유는 감포의 것과 같은 이미지를 주기 위함 같았다.
해녀들이 잡은 것들을 팔고 있는 곳.
해안절벽의 연결된 바위들의 모습
대왕교로 연결된 대왕암
대왕암 정수리,
1970년 한 때 문무대왕릉 발굴에 대한 공론이 있었고 경주 쪽에서는 감포에 있는 릉이 확실하게 문무대왕릉 이라는 학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고 하고 일부는 울산대왕암이 문무대왕릉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삼국사기에 따른 장소를 확인하고 수중릉을 살펴본 결과와 아들인 신문왕이 지은 감은사지에 담긴 내력도 있으니, 울산에는 왕비의 수중릉으로 결론 지은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당시 감은사 금당 뜰 아래에 동쪽을 향하여 구멍을 하나 뚫어 두었는데, 용이된 왕의 혼령이 바다와 절을 왕래하기 위한 것이라는 전설을 바탕으로 감포에 있는 능이 문무대왕릉 이라고 확신 지어서 울산에 있는 대왕암은 아마도 후대에 만들어진 전설 같은데 문무대왕 왕비의 호국정신이 깃든 바위라고도 하고 원래의 이름은 댕바위(큰 바위)라고 전해져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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