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으로 시작해 필연으로 이어나가는 만남이 있습니다.
무수한 스쳐감이 있지만 만남이 아닙니다. 만남이란 이미 알고 지내는 어떤 대면이겠지만 우리의 만남은 인연의 끈 하나를 같은 길을 가는 마음으로 엮어서 지속해 가는 특별한 만남입니다. 어느 해 해외여행에서 여정을 함께 이어가는 길 도중에서 이루어졌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갈 수 있음은 그분이 나누는 정 때문입니다.
묵묵히 내 길만 가던 그 길에서 유심히 지켜보던 눈길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긴 여정을 함께 했는데 우리 일행이 그 시기에 한창 빠져 있던 올레길을 소개하면서 그분의 취향을 자극했나 봅니다. 그 후 돌아와서도 우리와 합류를 원하셨고 거듭되는 그 길의 축제를 함께 즐기게 되는 걸 보면 만남이 오래 유지된다는 것은 선호하는 것이 같아야 되고 만났을 때 즐거움이 뒤따라야겠지요.
그 두 부부는 부산분이고 우리는 수도권이어서 자칫 한 번으로 끝날 수 있는 만남이지만 좋은 길이라는 구심점이 있어서 언제나 길 위에서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가 부산과 가까운 경주로 여행을 간다는 걸 알려드렸더니 선뜻 부산으로 초대해 주셔서 또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더 건강해지시는 걸 보면 자연을 즐기시는 시간이 주는 여유로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연로하신 두 분이지만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체력을 유지하시는 걸 보면 사람과 자연은 불가분의 관계로 가까워져야 된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야 된다는 걸 실천하시는 부부입니다. 우리 역시 도심보다는 자연 속에서 좋은 길을 걸으며 지내다 보니 통하는 이야기가 많고 언제나 만나서 하는 대화도 길과 여행에 관한 것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서로 모르고 지냅니다 그것이 또한 좋은 점이기도 합니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멋진 풍경 아래 노부부가 손 꼭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 풍경을 우리 앞에 직접 보여주시는 두 분, 언제까지나 우리에게 늘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부산 송도 구름 산책로,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도록 된 365미터의 다리인데 해상케이블카를 타면 바라보이는 다리다. 처음가 본 송도에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멋진 휴양도시인 것 같았다.
송도의 마을풍경
화물을 싣기 위해 정박해 있는 화물선이라고 하는데 저렇게 많이 바다 위에 머무르는 풍경도 처음으로 봤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건너편에 있는 암남공원에 내렸다. 오르는 길에 해송이 우거지고 동백림이 빽빽한 길을 따라 걸으며 바다를 볼 수 있는 공원길이 너무 좋았다.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공원을 걷는데 전망대와 벤치 여러 조각품 등 사설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바람을 맞으며 즐겁게 걷는 도심 공원이다.
해상케일블카를 투명유리로 된 바닥이어서 아래를 볼 수가 없었다. 무심코 보았다가 깜짝 놀랐던 기억도 간직합니다.
해운대 해수욕장. 수많은 인파를 물리친 가을바다는 한가롭고 파도소리만 요란하다.
모래사장을 뒤덮은 파도의 하얀 포말이 너무 멋진 날이다. 저 속으로 쓸려가고 싶은 맑은 날씨 역시 좋다.
점심으로 이렇게 푸짐한 음식을 대접받았다. 갯장어 회와 샤부샤부까지, 끓는 물속에 한 점을 넣으면 칼질한 육질이 하얀 꽃으로 변해서 먹는 재미도 함께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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