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 12시 즘에 갑자기 누가 부르기라도 하는 것처럼 무엇엔가 이끌려 점심을 먹고1시에 출발해서 백운데를 갔습니다 중간쯤에서 먹구름이 밀려와 너무 깜깜하고 무서웠지만 기어이 올라 백운대에 도착했습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그 풍경을 드디어 보게 되니 하찮은 재주에도 절로 시가 나왔습니다. 누구라도 그랬겠지요.
아!, 백운대
깜깜한 심해 속을 기어 올라 나는 가네, 광명을 찾아. 초록을 삼켰다 뱉었다 하는 구름의 입속을 발버둥처 보지만 허공만 젖고 있네. 헐떡이는 가슴으로 백운대 꼭대기에 앉고 보니 득도라도 한 것인 양 발아래 운해에 떠 다니는켜켜이 쌓여있는 도시가 아집이 배를 채운헌 짐짝 같기만 한데 저걸 버리지 못해 인고의 세월을 무수히 참았던가!
인수봉을 넘나드는 구름이 차마 백운대까지 삼키지 못해 감돌기만 하는데 신령스러운 정수리를 한낱 미물 같은 내가 밟고 있자니 죄스러움 이 겸손을 일깨우고 한 발 물러나 묵을 축이고 나는 또 가야 하네 운해의 밑바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