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성묘길
오월의 아침은 걸러낼 것 하나 없는 보양식 같아 내 안으로 다 끌어넣어도 좋은 아침이다. 그런 날의 여명을 달려가는 곳이 경주남산, 어느새 나는 경주의 아침에 섰다. 경주는 가는 곳마다 부호들의 잘 짜인 정원같이 잡풀 하나 없는 넓은 공간들이 참 좋다. 작년에도 그랬듯이 경주 땅에 내려서는 순간 아카시아 향으로 손님 대접을 받는 것 같이 그 향내 나는 길을 걸으며 시부모님 산소에 다 달으니 작년에 느꼈던 쓸쓸함보다는 양지바르고 포근한 터의 안정감이 더 느껴졌다. 산소 옆에는 두 집안 식구들이 다 둘러앉아음 식을 나누어 먹던 널찍한 바위가 있는데 이제는 쓰러져가는 폐가처럼 낙엽만 쌓여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위로 몇 분은 돌아가시고 조카들과 내 딸도 출가를 했으니 함께 모인다는 것이 쉽지가 않는구나. 마음 같아선 한참 동안 부모님 곁에서 넓은 바위를 혼자 차지하고 책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나의 삶은 늘 걸어가는 길이 아닌 뛰어다니는 길이 되었으니 짧은 시간을 돌아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했다. 해는 어느새 하루를 넘기는 황혼을 드리우고 나도 일몰 속으로 기차를 타고 깊은 심연 속에 잠겨 어두운 밤바다에 내려 깊이 잠들고 싶다.
난 언제까지나 오월이 좋다 그래서 내년에도 또 그 후에도 오월이면 난 경주가 그립고 경주가 좋아 다시 간다는 약속을 한다.
기와 담 위로 모란이....
옥룡암 가는 길
옥룡암 마애불상군
서출지 야경을 위한 조명
서출지
통일전 마당
처음 보는 신기한 꽃
상사바위
삼릉 솔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