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남산 산책길

반야화 2012. 4. 28. 23:54

딸과의 데이트

봄은 해마다 돌아오는 계절의 순환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대지가 하나의 화폭이 되고 겨울의 색상에 덧칠하고 덧칠하면서 생동감을 주는 그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우리 모녀는 그 그림 속에서 사미 좋은 계절, 아름다운 경치, 이를 즐길 줄 아는 마음, 유쾌하게 노는 일을 다 만끽한 날이었다. 시간만 나면 산으로 산으로 들어가기만 했는데 거기만이 제일이라 생각했는데, 산 밖 도심에도 아름다운 섬 같은 남산이 있어 일상이 고단한 사람들의 휴식을 책임지는 곳 같았다.  산 둘레가 얼마나 되는지 5시간을 놀며 걸으며 했지만 다 돌지 못하고 중간에 빠져나왔지만 꼭 한 번 다 돌아봤으면 싶다. 나 혼자 라면 그렇게 고집을 하고도 싶지만 딸에게 강요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숲 속에 호 젖이 앉아 새소리 들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일도 참 좋았다.

 

결혼하기 전에는 자주 투닥거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많이 어른스러워지고 친구 같고 함께 보내는 시간 이참 소중한 추억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직 짙은 실록은 아니지만 푸르른 계열 색상들이 다 모여 있는 것 같고 봄꽃과 더불어 나무가 지니고 있던 모든 색상들과 성품들을 다 풀어내어 대지위에 펼쳐놓은 멋진 명화 속 풍경이었다. 조금 아쉬운 것은 터널을 이루고 있는 벚나무들이 붉은 꼭지만 남기고 잎들을 낱낱이 떨구어 땅바닥이 연분홍 꽃잎으로 붉었는데 그 싱싱함을 보지 못한 것과 벚꽃이 장관을 연출했을 때를 놓쳤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지만 마음의 연상작용으로 우리 모녀는 손잡고 벚꽃이 그대로 화려한 꽃을 달고 있는 길을 걷고 있었다 마음으로 하는 일은 불가능이 없으니까. 운동을 많이 못하던 딸이 지금쯤 많이 피곤할 거야. 딸, 고생했어 그리고 고마워 오늘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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