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뉴스에서 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 부석사 무량수전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보다 더 오래된 건물이 발견되었다는 것. 그 목조건물이 바로 안동 봉정사라는 걸 알고 나니 꼭 보고 싶었다. 무량수전보다 13년이나 앞선다는 봉정사 극락전인데 와서 보니 사찰 안에 있는 전각들이 전체가 국보와 보물이고 시대 또한 고려말부터 신라 초. 중. 후기까지의 건축양식이 한자리에 다 있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봉정사의 또다른 놀라운 점은 너무 아름다운 장소라는 것이고 뒤에는 천등산이 있고 경내의 정원은 고목으로만 우거진 숲이 대단하고 영산암으로 오르는 계곡의 숲과 만세루와 우화루를 들어섰을 때의 아름다움, 다시 온다면 천등산도 올라보고 하루쯤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그윽하고 아름다운 봉정사를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다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어서 꼭 다시 오고 싶은 사찰이다. 단풍도 고운데 신도님들이 메리골드 꽃차를 만들기 위해 여럿이서 바구니를 들고 꽃을 따는 모습과 절을 이쁘게 가꾸고 있는 모습도 너무 정감이 가는 풍경이었다. 다시 가면 저 꽃차를 마셔봐야겠다. 그뿐 아리라 우리나라 10대 정원에 속한다는 영산암 정원이 가장 아름다울 봄에 가서 그 가치를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을 남기고 바쁘게 돌아왔다.
봉정사는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대덕이 창건했다는 설이 전하며 이 설에 의하면, 신라 문무왕 12년(672)에 능인대덕이 수도를 한 후 도력으로 종이 봉황을 만들어 날렸는데, 이 종이 봉황이 앉은 곳에 절을 짓고 봉정사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봉정사 일주문
현재는 그리 큰 절이 아니지만 옛날에는 엄청난 규모의 대 사찰이었다고 전하는데 지금은 경북 의성에 있는 고운사의 말사라고 한다.
국보 제311 호인 대웅전과 왼쪽 화엄광당, 보물 제448호인 화엄강당은 승려들이 경전을 공부하는 곳으로 온돌방 구조다.
극락전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화엄강당 왼쪽에는 고금당이 있다.
극락전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고려시대 건물이지만 삼국시대의 건축양식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1972년 보수공사 중에 건립 후 첫 수리가 공민왕 12년(1360)이며 그 뒤 조선시대 인조, 순조 3차례에 걸친 수리가 있었다고 한다. 배흘림기둥이고 정면 3칸 측면 4칸의 맞배지붕이다. 너무 깨끗해서 놀라운데 부석사 무량수전 보다 오래되었다는 것이 밝혀져 목조건물의 새 역사를 쓴 봉정사 극락전이다.
고금당 측면, 조선시대 중기의 건축물이며 보물 449호다.
만세루, 봉정사의 출입구이며 조선 후기 건축물이다. 앞에서 보면 2층 누마루로 보이고 뒤에서 보면 단층인 것은 지형의 경사도를 잘 살려 지은 건축물이다.
고목인 소나무가 얼마나 풍상을 겪으며 오래 살았을까. 온몸이 잘려나가고 혹이 달려도 생명만은 유지하고 있는 위대한 나무 할아버지에 경외감마저 든다.
대웅전, 국보 311호다. 봉정사는 해체수리를 하면서 고문서와 중창 기록들이 쏟아져 나온 것 같다. 기록에 의하면 대웅전은 신라시대에 창건되어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 번 중창을 하면서 잘 보존되어 왔으며 여러 시대를 거쳐 중창을 하면서 기록을 다 남겨 놓았다는 것이 역사를 알게 되는 큰 역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문서들을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두었다면 아마 난리통에 없어졌겠지만 해체 보수 중에 기록과 문서들이 나왔다는 것은 건축물 몸 안 어딘가에 간직되었다는 것인데 미래를 보는 현명함에 감탄할 만 일이다.
대웅전 측면,정면 3칸 측면도 3칸인 정사각형의 전각이다.봉정사의 전각에는 다른데서 볼 수 없는 정면에 쪽마루가 붙어 있는데 특이한 안동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건축양식이라고 한다.
영산암으로 올라가는 계단
고목이 된 아름드리 참나무와 정원에는 수목들이 거의 대단한 고목들이어서 사찰의 역사를 짐작케 한다.
우화루, 부처님이 처음으로 설법을 할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고 하는 뜻에서 따 온 명칭이며 영산암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영산암 중정에 수형이 이쁜 특별한 소나무 한 그루가 정원의 중심이 되어 있고 가지가 많아서 만가지송이라고 한다.
영산암 응진전, 영산암은 봉정사 동쪽 약 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나한전이며 염화실, 송암당, 삼성각, 우화루, 관심당 등 5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전각이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는 중앙에 중정이 있는데 우리나라 10대 정원에 속한다고 한다. 전각 안에는 과거, 미래, 현세를 뜻하는 삼존불이 있다. 쪽마루가 있는 것도 특이한 사찰양식이며 쪽마루를 이용해서 우화루까지 신을 신지 않고 갈 수 있도록 편리하게 이어졌다.
때아닌 불두화가 한송이만 피어 있다. 4월에 피는 꽃이 봄인 줄 알았나 보다.
소각장이 이렇게 이쁘다.
수령 440년 된 은행나무 보호수.
영산암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가을색이 너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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