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땅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불쑥 솟은 것처럼 신비롭기까지 했는데
며칠 익숙해지니 간사한 경험이 늘 있었던 봄으로 기억되고 어느새
봄이 덤덤해질 무렵 높은 산 깊은 계곡엔 그 신비가 다시 살아나더라.
속리산 천왕봉엔 시작되는 봄이 싹 틔우고 꽃 피우고 새울 더니
계곡 따라 내려오니 봄은 성장 중이고 내가 다 내려왔을 때는
이미 봄은 청년이 되어 있었다.
천하의 봄이 동시에 오고 동시에 가버리지 않음이
얼마나 다행인지.
문장대에서 조망되는 풍경들
신선대에서 편안한 산죽길을 2.3킬로 걸으면
천왕봉이 나오고 천왕봉에 올라서 사방을 바라보면 전국의
명산을 다 한 곳에 모아둔 듯하다.
북한산, 도봉산, 가야산, 같은 아니 그 모든 봉우리들을 다 모아놓은 것 같다.
법주사로 내려오는 길의 계곡물이 묵은 잎 하나 떠다니지도 않는 정갈한
맑은 물이 너무 맑아서 흘러가는 것도 아까웠다.
절구라고 하는 것이 직경 60센티미터는 되어 보였다.
작은 것과 큰 것 두 개가 있고 맑은 물이 담겨서 산천을 담고 있었다.
계곡 한쪽에는 차도가 되어 있고 반대쪽에는 약 2킬로의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산행이 아니어도 휴양지로 너무 좋았다. 맑은 물 푸른 숲 그 속에 몇 시간만 잠겨 있어도
무아지경의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좋은 길이었다.
등산로가 끝나는 지점에는 수정호가 있었는데 위에서 흐르는 것도 아깝다 했던 계곡물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이름처럼 너무 맑고 푸른 호수여서 흐릿하던 산천을 다 한 번 담갔다가 건져놓고 싶었고 한가득 채우고 남는 물은 밑으로 흘러 맑은 계곡이 이어지고 싱싱한 초목은 목마를 일이 없어서 늘 푸른 세조길을 만들어냈다.
자라들은 맑은 호수의 주인이 되어 일광욕을 즐기는 중인데
처음엔 모형인 줄 알았더니 살아 있는 실체였다.
수달래 꽃은 주왕산 계곡 물가에 많이 피어 있어서 수달래라고 하는데 청송에서 부르는 철쭉이다. 수달래의 전설을 만들어 해마다 수달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은나라 주왕이 주왕굴에 은신해 있다가 계곡에 나와 세수를 하는도 중에 신라 마 장군의 화살에 맞아 흘린 피가 주왕천을 붉게 물들이고 이후 붉은색의 꽃(수달래)이 피었다고 하는 전설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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