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종일 뭔지 모를 사소한 것으로 기분이 흐렸으나 오늘은 사소한 한 가지가 기분을 밝게 해 준다. 이처럼 나이가 쌓인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움으로 가득 채웠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아직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과정은 진행 중인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흔히 발전이 없을 때 "이제 다 살았어"라고 말한다. 그런 말은 정신이 정지상태가 되었을 때 해야 하는 말이다. 가끔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맴돌 때가 있다. 잠 못 드는 밤에는 어리고 풋내 나는 기억들을 다 끄집어내어 갖고 놀다가 버리지 못한 채 잠재의식 속에 보관하게 된다. 그러다가 현실로 돌아오면 참 많이 살아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난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만났을 때가 너무 좋고 새로움이란 것에 한동안 마음이 붙들릴 때가 좋다.
며칠 전에 폰 케이스를 샀는데 오늘 이쁜 스마트폰 케이스를 받았다. 상품들이 넘쳐나서 오히려 선택이 어려울 지경이다.
우선 너무 눈길을 끄는 색상은 제외하고 밝으면서도 깔끔한 것을 고르다가 마음에 딱 드는 라임색으로 선택했다. 오늘 받고 보니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하고 이쁘다. 이 작은 새로움이 벌써 몇 번째냐, 핸드폰의 변천과정을 거쳐 스마트시대에 들어서면서 온 세상을 한 손에 움켜쥔듯한 세상을 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뭐가 나올까 싶었는데 시대는 또다시 새로운 AI시대에 접어들었다. 아직 내가 경험할 세상은 더 남아 있고 난 또 다른 세상의 일원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에 맞추어 그것을 간수할 수 있는 작은 크로스가방과 케이스도 함께 발맞추어 출시된다. 그럼 또 그것들을 산다. 그런데 따라가기 무섭게 상품들의 모양이 변해간다.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폰의 크기가 자꾸만 길어져서 아끼던 가방에도 폭 잠기지 않고 머리가 쑥 올라온다. 왜 폰 길이가 쓸데없이 자꾸 커지냐고 불평을 했다. 그 불평도 잠시 어느 날 접는 폰이 나왔다. 얼마나 이쁘고 갖고 싶은지 폰이 커서 불만인 엄마를 보던 딸이 마침 생일이 되어 바로 선물로 접는 폰을 사주었다.
"바로 이거야 내가 원하던 거야" 이거라면 어떤 작은 가방에도 다 들어가겠어라고 하면서 좋아했다.
다시 처음에 가졌던 작은 크로스백도 쓸 수 있고 펼치면 세상이 열리고 접으면 세상도 접히는 손 안의 마법, 갖고 싶은 것을 가진 마음은 당분간 작은 행복이 손에서 머무를 것 같은 기분 좋은 날이다.
별거 아닌 것에서 행복을 느낄 줄 알 때 그만큼 행복한 시간이 많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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