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은 이제 이름표를 다 떼고 한 가지 녹음으로 짙어가는 유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봄꽃이 다 지고 나니 이름표 없이 그냥 숲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꽃을 달고 있을 땐 꽃 이름을 성씨처럼 나무에 붙여서 떼죽 꽃, 함박꽃 등으로 불렀지만 이제는 한 가지 녹색으로만 숲이 되었죠. 짙은 녹색 속에 들어가는 사람, 우리들만이 꽃처럼 알록달록하네요.
청계산을 수없이 올랐지만 과천쪽은 정상에서 바라만 볼뿐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찾지 않다가 수고를 하지 않고 얻어지는 건 없기에 어제는 평소보다 길게 돌아서 대공원 치유의 숲으로 갔습니다. 초입부터 이름값을 하는 짙은 숲, 오솔길을 따라 계곡으로 오르는데 우렁찬 물소리가 예고편처럼 들리더니 놀랍게도 큰 산에나 있을법한 폭포가 세차게 계곡을 흔들면서 흰 물줄기를 길게 내려치고 있어서 무척 놀라웠습니다.
폭포 위쪽으로 계곡 따라 오르면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때 묻은 마음이 다 치유가 될 듯했으니 숲의 명칭에 걸맞은 장소였어요. 치유의 숲은 청계산 자락이지만 대공원 관리 영역이어서 예약을 하고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게 우리에겐 흠이었죠. 길게 이어지는 계곡의 발원지 같은 높이까지 올랐다가 원터골로 하산했는데 내려오는 길에도 작은 새끼 폭포들이 이어져서 하루를 물과 함께 동행하는 여정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숨은 보석 같은 장소로 이끌어준 리더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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