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진해 장복산

반야화 2014. 4. 2. 12:57

벚꽃 나라 진해로 간다.

봄꽃 쫓아다니기에 지치도록 몸을 괴롭히는 시간이 즐겁다. 가만히 기다려도 내 집 문 앞까지 찾아 올 봄물 결이건만 굳이 찾아다니는 건 순간의 절정을 보기 위함이다. 짧은 순간을 보기 위해선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긴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절정의 순간을 본다는 건 인생을 무위도식하려는 정신이 이 닐까! 삶에도 단계가 이어서 그 순서를 밟아 누구나 그렇듯 열심히, 헌신적인 삶을 다 살아내고도 남는 시간을 여생이라고 한다면 그 여생은 나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진해, 그 전통적인 군항제를 이제야 찾게 되다니! 그만큼 나를 위한 시간을 모른 채 열심히 살았다는 거지. 그러나 획일적인 축제의 마당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기념적인 일에 그곳에 간다는 것도 축제는 축제다. 장복산, 행정구역상 진해 같지만 그 위에 올라서서 보면 긴 능선이 진해를 감싸듯 하면서도 창원과의 경계를 이루는 성벽 같았다. 오른쪽으로는 진해만과 시가지에 벚꽃터널이 펼쳐지고 왼쪽으로는 창원공단이 한눈에 보였다. 빛이 너무 강한 때여서인지 시야가 뿌옇게 보여서 맑은 바다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벚꽃 나라로 갔는데 진달래가 먼저 반긴다. 그곳의 진달래는 색깔이 얼마나 고운지 진달래색의 표본이었다. 그 고운 진달래가 장복산 능선을 뒤덮은 것이 아니라 어떤 그림의 포인트처럼 시선을 끄는 매력이었다. 능선은 편안하면서도 마치 공룡 등뼈의 돌기 같은 곳이 여러 개가 있고 그 돌기마다 전망대를 만들어서 양쪽 도시를 조망할 수 있고 그 유명한 진해 벚꽃터널을 한눈에 볼 수 있음이 참 좋았다.

 

전 국토가 아름다운 나라, 계절마다 아름다운 산천. 이렇게 좋은 나라에 내가 있다는 것,그 감사함으로 찾아다니며 얼마나 좋은 나라에 살고 있는지를 깨닫는다면 그것도 또한 이 나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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