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계

제주올레16코스

반야화 2015. 9. 30. 12:37

2014.10.17일

코스: 광령1리 사무소-청화 마을-고성 숲길-항몽유적지-수산저수지-수산 봉입 구-구염 돌염전-남 두연대-고내포구

 

제주올레 코스 21개를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동안 혼자서 겁 없이 걸었었다. 그러다가 제주올레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회원가입을 하면 함께 걷기에 참가할 수 있어 오늘 처음으로 신청자 17명이 함께 올레를 걸었다. 특이한 것은 달력 날자와 올레코스의 숫자가 일치하도록 설정해두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코스를 걷고 싶으면 날자를 숫자에 맞게 정하면 된다. 그래서 오늘이 16일이기 때문에 16코스를 걸 은샘이다. 그리고 안내자와 함께 걷는다는 점이 또한 좋다. 안내를 맡는 분들은 아카자 봉이라고 하는데( 제주올레 아카데미 수료자들의 자원봉사자) 함께 걸으면서 제주의 곳곳을 안내와 설명을 곁들여 주기 때문에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 된다. 10월 한 달은 역 올레(코스 거꾸로 하기)를 한다고 해서 오늘은 끝 지점에서 출발했다.

 

각처에서 모인 사람들과 통성명도 없이 그냥 하루 길동무가 되어서 걷다 보면 다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느낌이나 즐기는 성향이 비슷해서 금방 친구처럼 개인 생활은 다 잊고 오직 제주의 향기에 온 몸을 맡기고 자연에 매료되어 걷기에만 열중하면 된다. 오늘의 코스에는 항몽유적지를 탐방한 것이 제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제주는 섬이지만 육지보다 항쟁이 많았던 아픈 역사로 인해서 어느 곳 보다도 강인한 정신력을 자랑하는 지역인 것 같다. 6.25 전투도 있었고 4.3 사건도 있었지만 항몽의 역사에 대해선 우리 모두는 제주도민에게 그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세계의 정복자 칭기즈칸, 당시 최강의 세계 패권을 휘어잡은 몽골제국을 상대로 40년간이나 처절한 전쟁을 치렀던 고려시대 제주인의 끈질긴 정신력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했다. 현재 항몽유적지에는 삼별초군의 주거지가 발굴되어 한창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점심때가 되었는지 시장기가 돌 때쯤 마침 예약한 식당이 있는 수산동에 접어들어 수산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조밭도 보고 수산저수지 둑길을 걸어서 수산봉으로 올라가는데 그동안 잠잠하던 날씨가 여기서부터는 제주의 바람 맛을 보여주려는지 따갑게 안고 가던 햇빛까지도 다 날려 보내고 서늘함마저 들게 했다. 처음으로 오르막길을 걸으니까 다리가 먼저 안다. 뻐근한 종아리도 쉴 겸 잠시 쉬어서 야트막한 수산봉을 넘어 한참 걸으니 구염 돌염전이 있는 바다가 펼쳐지고 여기서부터는 계속 해변을 따라 걷는데 높은 파도와 짭짤한 물보라와 한들거리는 억새의 은발이 환상적이었다. 꽤 긴 코스지만 지루할 틈 없이 좋은 곳엔 다 앉아 포즈를 취하고 그림이 되어보면서 걷다 보니 시작점이자 역 올레길의 끝 지점인 고내리에 도착해서 일행들은 서귀포로, 제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더러는 내일도 함께 할 것을 약속하면서 헤어졌다. 예상대로라면 6시간이면 완주하는데 오늘은 많이 늦어진 셈이다. 발바닥은 좀 편치 않지만 내일도 가야 한다. 올레길은 미래의 길이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 언제나 현재에 충실히 살면서 내일은 내일의 현재에 충실해야겠다.

 

 

 

 

 

항파두리 토성에서

 

 

 

 

 

 

 

 

 

 

 

 

 

 

 

 

 

 

 

 

 

수산저수지 둑길

 

 

 

 

 

어느 집의 대문 바깥 벽에 설치된 사진들

 

 

구엄 돌염전

 

 

 

 

 

 

 

 

 

 

 

 

 

 

 도대불 등대

 

 

 

 

 

 

포세이돈의 얼굴 옆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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