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초입인데 벌써부터 무더위가 느껴진다. 여름이 길어지는 기후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앞으로의 삶과 의식주까지 변화가 올 것 같다. 어떤 대비를 할 수 있다기보다는 흐름에 잘 따라가야 할 텐데 하는 약간의 걱정이 앞선다. 우리들의 걷기에도 방학이 있어서 작년에는 삼복더위를 피하여 방학하자며 쉬었는데 올해는 우리들의 짧은 방학도 앞당겨질 것 같다.
아직은 땡볕에 나가지만 않으면 그늘은 시원해서 견딜만하니 숲이 좋은 수목원이나 왕릉 같은 곳이 좋다. 걸음은 좀 짧아지겠지만 그 또한 여름 나기의 한 방법이다. 수도권에는 왕릉이 많아서 찾아가면 다 공원으로 잘 조성되어 있고 관리받는 일품 숲이어서 너무 좋다. 숲에서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느리게 걷다 보면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아침 아홉 시가 되어야 왕릉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왕사인 용주사를 보고 난 후 융건릉으로 가니까 시간적으로 딱 좋았다.
홍살문
삼문은 3개의 문으로 이루어진 궁궐형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주련의 글씨, 오른쪽부터, 네 개의 주련의 세로줄 첫 글자를 사행시로 용주사불에 붙여서 쓰인 것.
용: 용산화운
주: 주득조화
사: 사 문법선
불: 불화제 중
용주사가 다른 사찰과 다른 점은, 일반사찰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일주문 대신에 사천왕문을 지나면 홍살문이 나오고 그 뒤에 삼문이 있다. 삼문을 통과하면 대웅보전 앞에 천보루라는 멋진 누각이 있고 네모난 앞마당과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각 전각이 배치되어 있다. 용주사에 홍살문을 세운 것은 이 절이 사도세자와 정조대왕의 위패를 모신 능침사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천왕문
천보루와 세존사리탑,
경내에는 고목인 느티나무가 많다.
대웅보전,
용주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 교구 본사로써 백여 개의 말사를 거느리고 있는 효행근본 도량이다. 원래는 신라 문성왕 16년 854년에 창건된 갈양사였다가 병자호란 때 소실된 후 조선시대 제22대 임금인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화산으로 옮기면서 절을 다시 일으켜 원찰로 삼았다고 한다. 사도세자의 영혼이 구천을 맴도는 것 같아 괴로워하던 정조는 보경스님으로부터 부모은중경 설법을 듣게 되고 이에 크게 감동해서 부친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절을 세울 것을 결심하면서 경기도 양주 배봉산에 있던 부친의 묘를 천하제일의 복지라고 하는 화산으로 옮기고 용주사를 능사로 하여 사도세자의 능을 수호하고 그의 명복을 빌게 한 절이라고 한다.
세존사리탑
용주사를 빛낸 전광대종사 사리탑
호성전 안에 있는 정조대왕과 효의왕후, 사도세자와 혜경궁홍 씨 위폐가 모셔져 있는데, 2020년 팔월달에 화제가 나서 호성전이 전소되었다가 복원된 모습.
호성전
범종과 범종각
용주사의 범종(국보 제120호), 염거화상이 생존했던 신라시대에 범종을 조성하면서 명문을 함께 새겨 넣었는데 범종 뒷면에는 창건주 염거스님(844)의 명문인, 성황산 갈양사 범종 한 구를 석반야가 2만 5천 근을 들여 주성하였다는 문자와 금상(今上) 16년 9월 0일 사문 염거(廉居)라고 남겨져서 연대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연기 표기법 금상 십육 년은 신라시대에는 없었던 것으로 범종 양식을 보면 고려초기의 작품으로 명문은 범종이 만들어진 후대에 새겨진 것이라니 역사는 언제나 아리송한 것이다.
죽은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은 관세음보살의 불화.
토종 채소화 꽃밭이 정겨운 화단
불음각 동종, 국보인 동종을 보존하기 위해 1985년에 새로 조성한 동종인데 타종용인 종.
건릉의 홍살문
건릉, 정조와 효의;왕후의 합장릉
산책로 능선에는 솔밭이 좋은데 이런 모습도 있다.
융릉, 추존 장조와 헌경왕후
'living no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꽃탄생 (0) | 2024.07.13 |
---|---|
새벽달과의 랑데부 (0) | 2024.06.25 |
단상 (0) | 2024.06.18 |
경기남부의 호수투어 (0) | 2024.06.06 |
장미와 풀꽃 (0) | 2024.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