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만족도가 높은 경기남부에는 물의 도시라고 하는 수원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용인, 서쪽
으로는 의왕과 화성을 비롯해 많은 호수들이 있다. 하나의 테마로 지정해서 투어를 해도 될 만큼 호수가 많고 규모도 거의 한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비슷한 크기여서 둘레를 돌며 느리게 산책도 하고 빠르게 뛰면서 운동도 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며 또한 거의 수목원 같은 숲을 갖추고 있어서 풍경도 너무 아름답다. 호수만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니라 일대를 지역의 공원으로 가꾸어져서 갈 데가 참 많은 경기남부는 서울이 부럽지 않다.
그동안 내가 가 본 호수는 수원을 중심으로 어제 갔던 일월호수와 서호(축만제), 신대호수, 원천호수, 광교호수가 있고 용인에 있는 기흥호수, 의왕에 왕송호수,동탄 호수공원, 백운호수, 낙생호수, 율동공원의 분당호수가 있다. 이 호수들의 특색이라면 어제 본 서호는 1799년(정조 23)으로 당시 최대 규모로 조성된 관개호수로서 화서역 옆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농촌진흥청의 시험답에 물을 데고 있으며 일월호수는 일월수목원과 함께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둘레에 키 큰 수목이 우거져 있어 맨발 걷기에도 아주 좋아 보였다.
가장 마음에 드는 호수는 신대와 원천호수인데 광교라는 한 지역에 두 개의 큰 호수가 가까이 연결돼 있어서 큰 호수공원으로 가장 잘 조성된듯하고 큰 공원이 두 개씩이나 붙어 있으니 광교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곳이다. 잠시 근처에서 살다가 정이 들어서 나도 가끔 찾게 되는 장소다.
의왕의 왕송호수는 수련으로 유명한데 온갖 종류의 수련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며 레일바이크도 탈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경기대 수원캠퍼스
와 정문이 닿아 있는 광교호수는 둘레에 고목이 된 벚나무가 멋진 곳이며 발원지인 광교산의 물을 가장 먼저 담수하는 호수여서 산을 오르는 것도 좋고 하산해서 호수의 벚나무 데크길을 걷는 것도 참 좋다.
운동하기에 가장 좋은 기흥호수는 하루를 다 채울 수 있는 점이 좋다. 길쭉하게 생긴 호수 한편에는 용인 조종경기장이 있고 끊어진 부분을 이으며 수변공원을 한창 꾸미고 있는 중이어서 조만간 멋진 공원이 될듯하며 아람산과 매미산을 연결해서 산과 호수를 함께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이 외에도 다른 호수가 다 산과 인접해 있고 일대는 공원으로 조성이 돼 있어서 참 살기 좋은 물의 도시들이다. 아직 못 가 본 호수도 더러 있는데 다소 거리가 먼 처인구 이동호수도 가보고 싶다. 이 또한 언젠가는 가게되라라.
화서역 5번 출구에서 만나서 개천을 건너 일월 수목원 쪽으로 간다.
망초꽃이 밭을 이루고 있는데 곧 베일 운명이면서도 처연하게 순수하다. 한쪽에선 이미 풀 베는 작업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가 무서울 것 같은 풀꽃이 애처롭다.
단풍나무꽃, 팔랑개비 같은 것이 바람에 날아가 종족을 퍼뜨릴 준비가 익어가고 있는 모습.
칠엽수, 마로니에
서호 둑에는 드문드문 소나무와 느티나무가 있는데 모두가 예술적인 수형을 하고 있다.
세월의 굴곡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이 멋진 나뭇가지로 승화되어 있어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백로·쇠백로·황로의 서식지인 수원 여기산, 울타리가 처져있어 새들의 소리만 들리는데 가까이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갓 부화된 새끼와 어설픈 둥지를 멀리서 한참이나 보고 있는 것도 참 좋았다.
인공으로 꾸미지 않아도 망초, 금계국이 어우러져 인위적인 것보다 더 정이 가는 야생꽃밭이다.
부모와 새끼들
화서역 옆으로 잘 재단된 농촌진흥청의 시험답의 모내기가 끝난 풍경
서호
서호를 축조 당시에는 축만제라는 이름으로 불려진 것 같으나 지금은 수원화성의 서쪽에 있어 서호라고도 불리며 근처 전답, 농촌진흥청의 시험답에 물을 데고 있으며 시민들의 쉼터인 서호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2005년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축만제는 천년만년 만석의 생산을 축원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축조연대는 1799년(정조 23)으로 당시로서는 최대 규모로 조성된 관개 저수지이다.
호수의 나뭇가지에 쉬고 있는 오리 부부.
먹이를 잡아서 새끼입으로 넣어주는 모습을 지켜보며 사람이나 새들이나 모성은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탄호수공원, 2024년 여름은 유례없이 무더워가 오래 지속되어 추석 전날도 너무 덥다. 그래서 동탄호수를 밤에 가서 처음으로 호수 둘레를 걸었는데 야경은 좋은 것 같고 분수는 멈추어서 볼 수 없었다. 밤이지만 호수둘레에는 잔디밭이 잘 조성되어 있어 앉아
노는 사람도 많았는데 공원 전체는 어두워서 보이지 않아 이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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