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 꽃의 여왕을 키워냈다. 세계각국의 장미를 키우고 있는 장미의 축제장이다.
산에서는 철쭉을 끝으로 꽃물결이 지나갔고 인위적으로 키워낸 장미가 그 빈 꽃자리를 채우고 있다.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장미의 종류가 눈부시다. 화려함에 비해서 향기는 찔레꽃에 미치지 못한다. 향기는 꽃의 영혼이라고 하는데 겉모습은 눈으로 보고 향기는 영혼으로 본다. 눈으로 봐도 아름답고 영혼으로 봐도 아름답다면 그 완벽함이 얼마나 교만해질까.
겉모습도 순수하고 영혼까지 순수한 아기자기한 풀꽃을 무척 좋아한다. 연인에게 장미 한 다발 안겨주면 영혼이 비어도 덥석 받아 줄 것 같은 장미에 비해, 작고 보잘것없는 풀꽃은 겉모습에 취하지 말고 한 걸음 떨어져서 꽃의 영혼인 향기를 맡을 줄 안다면 그게 성공하는 연인들의 사랑법이다. 풀꽃 한 다발 줄 줄 알고 받아서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기를......
길을 가다가 마구 베어지는 풀꽃의 수난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개망초가 향기가 좋다는 걸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냥 잡초로 취급하지 말고 한 번만 멈추어서 향기를 맡아보면 개망초를 무참히 베어내지 못할 것이다 질 때까지만 그냥 두면 안 되는 걸까. 개망초도 클로버도 향기로 애원을 하고 있다. 나도 꽃이라고. 사랑받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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