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선이 느껴지면 쳐다보듯이,
달님이 내 잠든 모습을 얼마나
들여다봤길래 끄달림이 일어났나,
새벽 찬공기에 잠을 깨니 어둡던 방에
은은한 달빛이 들어차 있네.
별을 잠재운 하늘에 달만 있고
모두가 잠든 새벽에 나만 깨어나 달과 나,
우리 둘의 랑데부는 서로의 시선으로 집중되어
허공에 직선을 그렸네.
검은 숲, 아파트숲, 새벽하늘
삼 단 구도에 맞닿은 시선 두 개만 있는
이 멋진 한밤중의 랑데부에
잠을 날려도 좋았다.
새벽 3시 40분에 달을 보고, 글을 쓴 후, 그리고 난 밖으로 나갔다.
밤새 노래를 불러주던 라디오가 애국가를 토해내고 동해물과 백두산도 다 깨어났을 시간인
아침, 5시 반에 긴 그림자 앞세우고 걷다 보니 어느새 내 키만 해진 그림자와 함께 산책한 후, 강으로 나가서 숲을 통과해 집으로 오는 아침이 너무 경쾌하고 좋은 시작이다.
새들도 일어나 아침거리를 노리고.
생명가진 모든 것들이 깨어나 아침을 맞는다.
해바라기는 님에게 아침인사를 하고 메꽃도 긴 목을 빼고 이슬을 모아 화로수를 마신다.
멀리서 해가 뜨니 수채화가 그려진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아침인가!
숲길을 통해 돌아온 즐거운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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