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월영교

반야화 2013. 3. 5. 15:06

월영교, 그 이름만 들어도 아름다운 야경이 연상되는 다리다. 안동댐 들머리에서 바라보면 긴 곡선으로 중앙에 날아갈 듯 월영정이 있고 그 아래로 깊고 넓은 바닷빛 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안동댐 보조댐이다. 이른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월영정을 감돌며 몽환적인 풍경이 되고 달밤이면 선명한 달그림자가 비쳐서 잔잔하게 출렁이며 시 한 수 절로 토해질 것 같은 애잔함마저 들게 하는 운치를 간직한 다리다.

 

월영정까지는 직선으로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는데 그 뒤로도 시작점만큼이나 더 굽이치며 이어져 있었다. 서울에서 한강을 도보로 걷고싶다는 생각으로 어느 날 잠수교를 걸었지만 이만큼 멋스럽지는 못했던 것 같다. 월영교도 반포대교같은 분수도 있고 조명도 있다, 사람만 다니는 다리가 어디 흔한가? 다리 건너에는 맛집도 있고 산책로도 있고 벚나무길도 있어서 봄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싶어 올 봄에는 다시 이 다리를 건너고 낙동강 중에서 가장 절경이 빼어난다는  상류줄기 따라 이어지는 퇴계오솔길을 걸을 예정이다. 도산서원에서 청량산까지 3킬로 물과 산이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오솔길을 걸으며 안빈낙도의 삶을 사셨던 선조님의 혼을 느끼면서 중간에 이육사 문학관도 들리고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가슴 속에서 봄의 왈츠가 울려 퍼지는 기다림이 되고 있다.

 

 

 

 

 

 

 

 

 

 

 월영정 뒤로도 앞의 길이만큼 더 이어져있어 한번에 다 담을 수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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