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이나 안개장막을 드리우고 출입금지를 하더니 산은 무엇을 했을까? 무엇을 더 빚어 놓았을까 궁굼해서 기어코 걷히지 않은 안개길을 올랐다.좀더 깊이 들어갔더니,봄비에 송화가루를 털어내고 솔순은 쑥 자라 있고 별떨기같은 때죽꽃도 피워놓고 그 향을 사방으로 뿌리면서 서서히 안개를 걷어 보란듯이 짙푸른 속내를 보여준다.
산에 오르면 새들의 대화를 엿듣는다. 몸은 숨긴 채 열심히 대화를 하지만 그들의 대화는 그들 세계의 언어라 알아들을 수가 없다. 아마도 이런말을 하지 않았을까,
'오늘 우리 만날까"
"어디서"
"떡갈나무가 잎이 넓어서 좋아"
"그리로 와"
"아니야 이왕이면 향기 좋은 아까시아가 어떄?"
"꿀도 있잖아"
"난 꿀보다 네가 좋아"
뭐 이런 대화를 하지 않았을까.
새인들 이 좋은 계절에 사랑밖에 할일이 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