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5월 마지막 주다. 상림마을 정기산행이 있는 날, 그동안 참석을 못 한지가 석 달이나 되었으니 회원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정기산행만큼은 참석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한 달에 한 번인데도 하필이면 디데이에 사정이 생길 때가 있다. 생각해보면 거리라는 것이, 몸이 멀어진 거리보다는 마음이 멀어진 거리가 더 멀다는 생각을 한다. 상림마을에서 혼자 뚝 떨어져 나왔지만 마음의 거리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는 회원님들의 정이 있고 반겨주니까 좀 수고로워도 함께 하는 그날이 참 좋다.
아이들은 참 금방 자라는 것 같다. 얼마간 못 본사이 키가 부쩍 커져 있고 행동도 차분해져 있었다. 정기산행 때는 가족 중심이지만 앞으로 그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멀지 않은 것 같다.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따로 놀고 싶어하니까. 5월은 어린 아이들의 심성만큼이나 맑고 풋풋한 향기가 있어 동심을 자극하고 잠재되어 까마득한 유년이 떠오르기도 해서 한결 마음이 깨끗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오늘의 산행은 산과 바다가 아름답게 어울리는 나직하고 아기자기한 섬에서 참 좋은 한 때를 보낼 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딱 어울리는 토끼길이 아련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