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성남누비길

반야화 2022. 10. 14. 17:35

목표가 있는 삶을 이어가기 위한 도전의식으로 또다시 성남 누비길 위에 섰다.

돌아보니 참 많이도 걸었다. 완주라는 목표 없이도 언제나 길을 걸었지만 이왕이면 목표를 세우면 어떤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고 아직은 도전적인 정신을 갖는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 같아서 성남 둘레길을 짧지만 완주라는 목표를 세웠다. 목적이라고 하면 "왜"라는 의문에 접근하는 생각이 들지만 목표는 의문 없이 어떤 지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서 목적보다는 목표가 더 가벼운 마음가짐이 된다. 목표점이 없으면 가다가 힘들면 돌아서게 되지만 지향하는 것이 있으면 끝을 보게 된다는 경험을 맛봤던 우리들이다.

그동안 완주한 것들을 살펴보니, 제주올레길 두 번 완주, 서울 둘레길, 북한산성 14 성문 완주, 한양도성길 두 번, 사도북(하루에 3개의 산을 오른다) 사페 산, 도봉산, 북한산을 새벽에 시작해서 해 질 무렵에 끝냈다. 그 외 완주 인증은 안했지만 걸었던 길들을 이으면 얼마나 될지 무척 궁금해질 정도다. 해외 트레킹도 했다. 알프스산맥 몽블랑 트레킹, 로키산맥 트레킹은 걸었던 길과 산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등산은 백대 명산이란 목표는 없었지만 그에 버금가는 유명한 산은 같은 곳을 몇 번이나 갔다.

슬프게도 나의 원행은 3년간 뚝 끊어졌다. 코로나 때문에 해외 길도 끊어지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산을 오를 수 없고 사람을 만나지 말라니 등산도 끊어지더니 이제는 나의 가능성에 금이 가는 게 아닌가 싶다.천미터가 넘는 산을 못 오른지 오래되다 보니 요즘은 트레킹 위주가 되고 가능성의 고도는 많이 낮아져 버렸다.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스스로를 시험 삼아 대청봉, 속리산, 소백산을 올라보기도 했는데 아직은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성남 누비길은 7개의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서울과 용인, 광주의 시계를 걷는 것이다. 길 이름은 1구간부터 남한산성길, 검단산길, 영장산길, 불곡산길, 태봉산길, 청계산길, 인릉산길이다. 이미 다 걸었던 산길이지만 인증을 하면서 완주를 하기 위해 다시 시작했다.

가장 먼저 분당에 있는 태봉산길을 걸었다. 태봉산은 310.5미터, 구간 길이는 10.7킬로미터의 낮은 산이지만 도시 안에 넓게 자리 잡고 있어 여러 마을에서 오를 수 있는 도심 속의 청정지역이다. 정자역에서도 올랐고 동천역에서도 올라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정상에서 인증을 하고 궁내동으로 내려왔다. 어느 쪽으로 가든 산길이 너무 좋고 완만해서 편하게 오른다.

태봉산의 특이점은 서어나무 군락이 있어서 매끈한 근육질의 수피를 느껴보는 것도 좋고 노랗게 단풍들 때도 좋은데 궁내동으로 하산하다 보니 단풍나무도 많아서 가을에 오르면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늘 그랬듯이 1구간부터 차례대로 걷는다는 룰은 없다. 그 길이 언제 가면 좋은지를 알고 시기에 맞혀서 길을 간다. 그래서 적합한 때에 가야 되고 멤버가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빠지면 트레킹은
연기된다. 누구나 즐겁게 누리는 성남누비길 완주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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