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지 않고 열매 맺는 일을 보았는가, 사계절을 살아내는 자연의 순리를 난 다 지켜보았다.
작은 새싹이 모체 밖으로 쏙 나와서 그것들이 성장해가고 꽃 피우는 것까지, 한때는 꽃으로도 아름다웠지만, 잎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지. 꽃자리가 다 열매로 맺어지는 건 아니었어. 좋은 조건의 환경에서 자라야만 열매 맺는 건 어쩌면 우리의 삶과도 똑같은 결과였어.
이제는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어딘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한 유혹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바람에게 부탁하고 새에게 부탁해서 땅으로 내려앉기를 기다리며 조용히 임종의 때를 기다리는 모습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오직 자연뿐이다 모든 삶이 마지막까지 저토록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이제 곧 모든 나무들이 몸에 붙어 있던 걸 다 떨구면 이름표를 떼는 거다. 그리고는 다 같은 모습으로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차별 없이 잠든다.
나무야, 봄에 다시 이름표를 달고 우리 다시 만나자.
올괴불 열매
주목열매
쥐똥나무열매
사철나무열매
가막살 나무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숲 (0) | 2022.11.29 |
---|---|
가을길 (0) | 2022.10.26 |
성남누비길 (0) | 2022.10.14 |
선암사와 송광사(천년불심길) (0) | 2022.10.02 |
여수 금오도(비렁길) (0) | 2022.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