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섬진강에 반하다.

반야화 2025. 3. 21. 08:14

말로만 듣던 섬진강 물을 만졌다. 남도여행에서 멀리서만 줄기를 볼 뿐 강가까지 내려가서 모래사장을 걷고 물을 만지고 그 맑고 깨끗한 물에 세심까지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섬진강 둘레길을 걷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매화마을 찾아가는 길에서 잠시나마 그 길을 맛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싶디 싶다" 노래를 부르면 언젠가는 뜻이 이루어지는 경험을 했으니 오늘 보지 못한 나머지의 강줄기를 더 따라 걷고 싶은 마음을 간직해둬야겠다. 강에 내려서기 전 하동에 들어서면서부터 목적지로 가는 차도의 풍경이 너무 좋다.우뚝한 백운산이 강을 거느리고 산따라 흐르는 깊은 물은 바다색 같이 맑은데 수변에 매화까지 꽃을 피워 둔 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산과 강과 꽃이 세 줄기를 이루어 달리면서도 시선이 닿는 곳마다 걸작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섬진강시인 김용택선생이 왜 그렇게 강을 노래하고 그 강에서 시심을 키웠는지 알 것 같다. 바로 앞에서 보니까 우선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한데 강폭까지 넓어서 마치 바닷가에 서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거기다가 수변의 나무와 수풀이 무성한 초록이 더해진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지, 섬진강의 일부분만 봤는데도 너무 좋아서 매료되었는데 그 강줄기를 따라간다면 어떤 풍경이 놓여있을지 더욱 궁금해진다.

잔잔한 파문이 일렁이고  티 없이 깨끗한 강변도 너무 좋고 모래사장이 해변 같았다. 그뿐 아니라 드넓게 펼쳐진 강 위에 시선을 자르는 교각 같은 게 없으니 더욱 시원하게 보인다. 섬진강은 어떻게 저만큼 깨끗하게 보존될 수 있는지, 시커먼 한강과 비교되었다. 바닥이 모래인 점이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강변에 쓰레기 하나 없는 것도 너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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