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14 성문 종주 두 번째
산성둘레에 있는 16개의 문 중에 대문이 달린 성문이 6개, 암문이 8개, 수문이 2개다. 이중에서 수문 2개는 유실되고 터만 남았다. 수문, 대서문, 중성문, 중성문암문(시구문), 중성문수문터, 가사당암문, 부왕동암문, 청수동암문, 대남문, 대성문, 보국문, 대동문, 용암문, 백운동암문(위문), 북문, 서암문(시구문)
2011년 9월 20일에 종주를 했는데 7년이 지난 후 다시 열어보고 나 자신에게 너무 실망해서 다시 시작했다. 왜냐하면 하루에 그렇게 힘들게 했던 종주산행인데 정작 있어야 할 성문들의 사진이 없다. 어찌 그리 생각이 부족했는지 지금 생각하니 한심한 기록이어서 이번에는 생생히 잘 기록하기 위해서 친구와 둘이서 재도전한다. 하루에 다 하려면 해가 길어야 하는데 7년 전에는 9월이었지만 땀을 많이 흘리고 무척 힘들었던 생각은 생생하다. 그런데 지금은 해가 짧아진 늦가을, 11월이다. 그래서 하루에 완주하기엔 무리가 있어 두 번에 걸쳐서 완주한다.
2018년 11월 6일,13일
산성매표소에서 출발, 수문을 찍고 대서문에서부터 남쪽 방향으로 돌아 동, 북을 지나 서암문에서 끝내는 길을 택했다. 대서문에서 가사당암문을 찾아가기 위해서 국녕사로 접어들어 무난하게 걸었으나 부왕동암문으로 가려면 가장 힘든 의상능선을 따라가야한다.능선 자체가 지형이 높은데 자연적 지형과 높이를 맞추기 위함인지 몇몇구간을 성을 쌓아서 이어져 있다.의상능선은 그냥 오르기도 힘드는 구간을 어떻게 성을 쌓았는지 가장 힘든 구간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의상능선에 있는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의 난코스를 지날 때 풍경은 좋지만 가장 힘들었다. 이번에는 북한산의 빼어난 봉우리들의 풍경을 본다기보다는 성곽에 집중해서 성의 있게 또한 어떻게 이어졌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선조님들의 노고까지 염두에 두면서 공부하듯이 찬찬히 짚어나가기로 했다. 그렇게 걷다 보니 평소 등산할 때와는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경건한 마음이 들고 온전히 힘으로만 돌을 다듬어가며 쌓는 과정이 떠올라서 무척 마음이 아프고 복원된 성곽보다는 옛 모습 그대로 허물어진 채 남아 있는 성체가 더 마음이 갔다. 서쪽은 복원이 되지 않았고 남쪽과 동쪽은 깨끗하게 복원이 되어 있다.
북한산성은 남쪽 계곡 옆에 행궁을 짓고 그 행궁을 지키기 위해 쌓았는데 1711년 숙종 37년에 시작해서 이듬해 5월, 6개월 만에 완공을 했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성을 쌓는데 논의하는데만 40년이 걸렸는데 육 개월 만에 완공했다니 이때부터 우리나라의 빨리빨리가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연적인 지형을 살리고 북한산에 있는 높은 봉우리인 백운대, 보현봉, 문수봉, 나월봉, 의상봉, 원효봉을 이으며 중간중간 성을 쌓아서 연결했다고 한다. 전각이 124개나 될 정도로 큰 규모의 행궁을 계곡과 너무 가까이 있어서 1915년 대홍수와 일제에 의해서 완전히 소실되고 빈터만 남은 걸 보면 아깝고 안타깝다. 쌓은 것도 역사고 허물어지는 것도 역사니 그러려니 해야겠지.
처음 시작할 때는 가을색이 남아 있었으니 한 주 지나자 단풍은 다 말랐고 겨울이 성큼 와 있다. 성길을 죽 돌다 보니 비록 말라서 단물은 빠졌으나 올 가을 북한산이 얼마나 단풍이 좋았는지 단풍이 아닌 단풍이었던 걸 보면서 지척에 멋진 단풍을 두고 멀리만 헤매고 다녔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년에는 꼭 북한산의 아름다움에 젖어보기로 했다. 초록이 무성할 때는 드러나지 않던 단풍나무가 초록이 다 죽자 산 전체에 단풍나무만 살았던 것처럼 빨갛게 드러나 있다. 대문, 암문, 시구문을 지나면서 난 가장 마지막에 걸어 나온 시구문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다. 공사 중에 죽어나간 부역자들이 얼마나 많이 이 문으로 실려나갔을까가 생각되었다. 당시만 해도 불교탄압으로 산속으로 스며들어 절을 짓고 살면서 하찮게 여겨지던 스님들이 성을 쌓는데 승병으로 동원되어 성 축조에 일등공신이 되었지만 아무도 그 공을 알아주지도 않았을 시대를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북한산에 있던 절은 인부들이 묵는 숙소가 되고 의식주의 해결을 하는 공간으로 쓰였다고 하니 그 공덕으로 지금은 한창 옛 모습대로 증축하는 대접을 하는 것 같아 옳은 일이라 생각된다. 세월 가면 변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허물어지고 없어진 빈터라도 소중한 것임을 느끼면서 성문 종주를 끝낸다.
제일 먼저 만나는 문이고 가장 아래쪽에 있는 수문
대서문
무량사 앞길
국녕사 대부처님
가사당 암문
용출봉
용출봉과 의상봉
의상능선에 있는 예성 그대로의 모습
성랑지 터, 성곽에 딸린 초소이자 병사들의 숙소였던 곳
가을의 아름다운 여운
부왕동암문
의상능선에서 부왕동암문으로 연결되는 성체
청수동암문으로 연결되는 여장 없는 성체만 복원
청수동암문
대남문
대성문
대성문 정면
보국문
첫날 하산하면서 산영루 사진
하산해서 나오는 중성문
중성문에 딸린 시구문
중성문 수문터
사계절 물줄기가 끊이지 않는 곳
동장대
대동문
대동문 넓은 터
용암문
백운동 암문 구간, 위험해서 폐쇄구간
백운대
백운대, 영취봉, 원효봉이 한눈에 보이는 곳
만경대
인수봉
인수봉 뒤편에서 연결되어 보이는 영취봉
백운대에 오르다.
백운동 암문(위문)
대동사
상운사
북문, 원효봉과 영취봉 사이
북문 연결 성벽
원효봉에 있는 복원된 성의 여장
서암문으로 연결되는 구간
서암문(시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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