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문경 황장산

반야화 2016. 6. 15. 12:07

코스:안생달 2 마을-산태골-눙선삼거리-황장 상정상-멧등바위-작은 차갓재-와인동굴-생달 1 마을.

 

4월, 주작산 이후 오랜만에 참석한 산행이다. 진달래 낙화에 마음도 따라 떠난 듯이 어디론가 떠다니다가 오월 산천의 푸르름을 이제야 물든다. 봄에는 누구나 마음속에 부초를 심고 떠다니며 정착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게 마련이다. 봄인데도 마음이 한 곳에 정착을 하게 된다면 이미 마음엔 가을이 들어차 공허만이 가득할 것이다. 그런 가을에 공허를 메우기 위해선 찬란한 나의 봄을 만들어 두고 추억의 장을 들쳐보는 재미를 위해 난 올봄에도 열심히 잘 놀았다. 잘 논다는 것이 무위도식같이 생각될지는 몰라도 중년이 넘어서면 잘 노는 것이 노후대책이란 걸 알게 된다.

 

어느덧 유월도 중순, 초여름의 신록이 가장 좋다. 오늘은 문경에 있는 황장산으로 간다. 31년 만에 개방되었다는 유혹도 붙어 있어 더욱 기대되는 산행인데 어찌 시작부터가 그 마음에 금이 간다. 처음에 예정된 산행코스는 수리봉 코스지만 들어서자 미자 길도 희미하고 멀리서 가지 말라는 주민의 외침이 들리더니 얼마쯤 들어가자 헐레벌떡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사람이 쫓아와서 절대로 안된다며 다 돌려세웠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제2코스로 정해둔 곳으로 다시 차로 이동해서 산행을 시작했다. 다행히 산행거리가 짧다 하니 완주는 가능할 것 같아 느긋하게 들어섰다.

31년 만의 개방이라, 오르면서 열심히 그것을 찾았다. 그 긴 세월 동안 막아두었던 이유, 그게 뭘까? 하고 열심히 찾았지만 보이는 건 정상까지 만들어진 나무계단뿐이다. 이렇게 허탈할 수가! 아닐 거야 분명 있을 거란 믿음으로 정상까지 올랐지만 정상석만 있을 뿐 나무로 시야까지 막혀 한눈에 보이는 풍경 한 자락도 볼 수 없는 꽉 막힌 곳이다.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 쪽을 향해 능선 따라 걷는데 그나마 바람이 좋다."이 바람 맛을 보려고 여기까지 왔던가?" 하고 사방을 둘러보며 아직도 찾지 못한 폐쇄와 개방의 이유를 찾는데 집착했다. 그런데 내가 선 중심에서 날씨가 맑았더라면 사방에서 구름같이 높고 희미하게 보이는 원경인, 국립공원이며 백두대간의 중심적인 수려한 산세를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은 곳이었다. 너무 아까워하며 날씨를 원망하면서 걷는데 멧등바위 능선에서 드디어 개방의 원인을 찾았다. 정상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시야가 확 트이고 위태한 능선에서 양편으로 우뚝한 월악산의 이름 있는 봉우리들이 희미하나마 멋스럽고 예술적 가치를 지닌 휘어진 금강송과 이루어진 산세가 너무 좋았다. 이 장관을 보여주고 싶었던게지. 그러나 폐쇄의 원인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수리봉 코스라면 위험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이곳은 개방의 이유만 나름대로 생각하며 폐쇄의 원인은 숙제처럼 남겨두고 와인동굴까지 하산해서 잠시 발을 담그고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 문을 열기 전에는 알 수 없던 그 평범함 속에 비범한 와인바가 있을 줄은 알지 못했다. 여름 피서지로 참 좋을 것 같고 오미자마을에서 생산되는 주스와 와인, 음식까지 제공된다니 산행이 아니어도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일품이었다. 폐광의 변신이 놀라울 정도로 화려해서 그곳에서 머물고 싶었다. 그러나 "~~ 싶다 싶다"를남겨 놓으면 다음이란 기회도 있을 테니 오늘은 이만......

천 미터가 넘는 높이지만 오늘은 체력이 남는 날이다. 저축해두었다가 다음에 좀 더 보태야겠다.

 

입산 금지된 코스(수리봉 코스)

오미자 마으의 푸른 오미자

잘 생긴 촛대바위, 아주 비싼 대가로 얻은 풍경이다.

 

 

 

호두

공조팝나무 꽃

기린초

 

 

 

 

 

멧등바위능선의 멋진 소나무들

 

 

 

 

꽃달 맞이

 

산기슭에 있는 와인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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