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연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 그 길 밖에서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는 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 길 위에 서 있는듯한 것은 인연의 끄달림이 있기 때문입니다. 출발은 서로 달랐으나 결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길을 있어가면서 한 지점 완주의 언덕에서 서로 만났습니다. 그 감동은 식을 줄을 모르는지 아직도 이어지는 동행의 길 연장선상에서의 만남이 있어 너무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이만큼 살아오면서 뒤돌아보니 삶 자체도 하나의 인생행로라는 긴 길이라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부모 밑에 있을 때는 어떤 정해진 길도 없이 마구잡이였으나 결혼이란 새로운 출발점에 서면 누구나 먼저 인생 설계도면을 그려두죠. 어떤 사람이 그 아름다운 설계도에 가시밭길을 그리겠습니까만 살다 보니 지는구먼 설계변경이 그려지고 설계대로 살 수가 없었던 참 많은 길을 지나왔습니다. 물론 꽃길도 있었죠. 그러나 이제부터는 내가 그린 그림이 있는 그 길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옛날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나만의 길이 있습니다.
어제 처음으로 참석한 제주올레 완주자클럽에 참석했습니다. 이 나이에도 새로운 만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우선 감사합니다. 그리고 만나기 전에 같은 길을 걸었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보따리에 생생히 살아있을 것 같은 그 425킬로의 줄거리가 무척 궁금하고 설레었습니다. 그러나 짧은 만남에서 어찌 다 털어놓을 수가 있으리까? 어제는 겨우 한 끝을 풀었습니다. 앞으로 무궁히 펼쳐질 이야기의 끄나풀이 궁금했지만 풀어놓은 보따리 다 싸 메지도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저에겐 제주올레의 완주가 참 대단한 행보라고 자랑했는데 어제 그자리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은 초라함이었습니다. 산티아고를 다녀오신 분들, 세 번째 올레길을 이어가는 분들, 자서전을 쓰시는 분. 와! 대단한 마니아분들 앞에서 위축이 되었지만 저는 자신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무작정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부장님께서는 아직도 길의 허기를 느끼시는지 며칠 전 뉴스에 언급된 `코리아 둘레길`이란 계획을 보시고 벌써부터 로드맵을 그리시며 흥분되셨고 다른 대원들은 마치 바로 그 로드맵에 편승할 기세였습니다. 어쩌면 코리아 둘레길의 끝 지점 백두산 어드메서 다시 완주의 기쁨을 맛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수원화성 근처에 살면서 아직도 가보지 못했던 그곳에서의 만남은 효심 지극하신 성군님의 유적지를 택한 것에 더욱 기대가 되었지만 우선 만남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어제는 성곽만 걸으면서 겉을 먼저 보고 차츰 안으로 들어가 행궁의 역사까지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유적을 볼 때마다 훌륭한 업적을 보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늘 따라다니는 축조과정의 애환이 느껴져서 민초들의 노역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습니다. 그러나 그 노역의 끝이 세계문화유산이란 꽃으로 재탄생했으니 선조님들께 보답이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경기지부 회원님 여러분,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좋은 분들 만나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이어갈 로드맵 꼴찌에서나마 잘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정문 만남의 장소, 대기중에
밑에 사람이 많아서 높이 잡았더니 그림이 좀 잘렸다.
팔달산으로 오르는 중
화성장대
수원시가지
행궁 전도
잠시 휴식
살구나무
사방팔방으로 길이 열린다는 팔달문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주 도장산 (0) | 2016.09.01 |
---|---|
북한산과 도봉산 대표적 암봉 (0) | 2016.07.27 |
문경 황장산 (0) | 2016.06.15 |
두 번째 지리산종주 (0) | 2016.06.02 |
강진 주작산 (0) | 2016.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