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돌로미티(알페 디 시우시)

반야화 2023. 6. 15. 16:36

돌로미티 첫 일정은 알페 디 시우시로 갔다. 집 근처에서 곤돌라를 타고 10분 정도 올라가면 된다. 곤돌라 요금은 6일 동안 쓸 수 있는 티켓을 끊어서 언제 어디서나 탈 수 있는 편리한 1인당 우리 돈으로 225,000원 정도 된다. 시내버스는 숙박요금에 포함된 건지 무료티켓을  받아서  어디서나 그냥 타면 된다.

집에서 보면 곤돌라가 도착하는 정상이  보이는데 그냥 보통의 높은 산으로만 보이지만 내려서 보니 2005 미터라고 되어있다.
곤돌라에서 내려 밖으로 나가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대초원지대가 마치 소중한 무엇인가를 숨겨두었다가 귀한 손님에게만 공개하려고 커튼을 확 열어젖혔을 때 눈에 들어오는 놀라운 순간을 맞는 것 같았다. 2천 미터의 높은 지대에 축구장 8천 개 정도의 초원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길은 약간 내려서서 걷다가 둥글게  돌아 곤돌라를 타기 위해 올라온다. 지대가 높지만 초원에는 목장과 샬레(농가)가 있고 버스까지 올라온다. 승용차도 있었지만 아무나 올라오는 건 아닌 것 같고 아마 농장주들 차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뿐 아니라 산악자전거를 신나게 달리기도 하고 걷기도 하는, 여러 개의 길이 하얗게 그려져 있다. 갈림길에는 표지판으로 길 번호를 써 두어서 지도를 보고 찾아갈 수 있도록 잘 되어있다. 가장 좋아보이는 페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도 멋지다.

그 드넓은 초원지대의 면적에 비하면 우리는 아주 조금밖에 못 걸었는데 13킬로를  걸었다.
작은 호수에 비친 멋진 반영을 보고 노랗고 붉은색, 보라색등 온갖 야생화가 바탕을 이룬 초원 둘러싼 멀리에 거대한 산군인 사소롱고산군이 서 있고 왼쪽으로 멀리 보이는 세체다도 보면서 걷는데 구름이 주인공처럼 산봉우리에 떡 앉아 놀고 있다. 구름이 아니면 누가 그 험하고 거대한 암봉 위를 차지할 수 있겠는가.

참 여유롭다. 산악회를 따라 몽블랑트레킹을 할 때는 너무 좋아서 사진을 한 컷 찍고 나면 저 멀리 달아나는 일행들을 쫓아가느라 힘들었고 이쁜 꽃밭에 쉬어가고 싶어도 쉬지도 않고 달아나는 그들이 미울 지경이었는데 이번에는 가족과 함께하니 좋은 곳은 다 담고 산장에서 칵테일을 마시면서 풍경을 바라보면서 알프스를 즐기고 쉬고 싶은 곳에 쉬어가니 더없이 여유로워서 좋다. 곤돌라 마지막 하산 시간이 오후 5시까지니까 시간 맞춰 도착하면 된다. 우리는 여유 있게 5시간 반 정도를 놀고도 마지막 시간 되기 전에 타고 하산했다.

내 마음 그릇이 너무 작아서 다 담을 수가 없다. 며칠 전에 너무 좋아서 최고라고 했던 가르다호수가 어느새 마음밖으로 밀려나버리고 돌로미티 알페 디 시우시로만 가득 찼다. 그러나 더 좋다는 세체다를 보고 나면  이 역시 밀려날지도 모른다. 마음그릇을 더 키워야겠다.

오기 전에는 춥진 않을까 걱정돼서 겨울옷을 준비했는데 기온은 봄날씨여서 봄옷을 입고 경량패딩 하나 배낭에 넣어 다니면 된다. 먹는 것도 간식만 있으면 산 위의  레스토랑, 산장이 있어 걱정 없이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아직은 유럽의 성수기가 아니어서 곤돌라 타는 줄 서기도  없고 이쁜 동화마을도 비교적 조용하다. 유럽의 하기 휴가철이 되면 복잡하고 줄 서기도 해야 될 것 같은데 우리는 좋은 때에 온 것 같다. 여행은 날씨가 반 이상을 좌우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일기예보는 우리가 머무는 시간 내내 좋다고 하니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사소롱고산군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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