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내고향 안동에는....

반야화 2007. 5. 11. 14:36

 

 

 

 

 

 

 

 

 

 

고향이 그리운때
 
 
지금쯤 내고향 들녘에는 하얀 사과꽃이 눈처럼 떨어지고
순백으로 덮힌 사과꽃눈 위로 일년동안 녹아내릴 육체의 고통이.
퍼어런 멍자욱을 남기리라.
 
서울이 친정인 올케는 시골로 내려가고 시골에 살던 나는
서울로 올라와 우린 처지를 바꾸어 생활을 하고있다.
 부모님이 계실때는 집안일만 하던 올케가 서툰 일손으로
이제 '내차지구나' 하고 묵묵히 농사일을 이겨 나가는 모습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사과 한알이 탐스럽게 영글어 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일손을 요구 하는지
다닥다닥 붙은 알맹이들을 아깝지만 적과 라고 해서 따내야 하고 좀 굵으면
봉지 씌워야 하고 수없는 과정을 통해 얻어진 열매들이
 여름 한 철 태풍을 무사히 이겨내야 결실로 얻을 수가 있다.
농사일이란 게 다 그렇지만 사과농사가 결실을 맺어 상품으로
내놓을 때 까지 온갖 정성을 따 쏟아야 한다.
 
풍년이 들면 값이 떨어져 속상하고 값이 좋은 해는 흉년이 들어 속상한다.
그렇게 애써 지은 농사를 해마다 명절이 되면 집집마다
보내주고 정을 나누려 애 쓰는데 가만히 앉아 공짜로 받아 먹는 것 같아
 늘 미안하기만 한데 오빠 내외는 그것이 낙인 것 같다.
사과 상자를 열면 사과만 있는게 아니다
온갖가지 농산물이 다 들어있다.
 옛날에 엄마가 해주던 것 처럼 그 정성을 올케가 이어가고 있어
아직도 친정이란 향수를 그대로 간직하고있다.
 
올해도 꼭 농사가 잘 되야 할텐데 ,둘이서 감당하기엔 벅찬 일을
나이도 많고 힘도 딸리는 오빠 내외가 힘겹게 일하는 모습이 늘 마음에 걸린다.
 그렇다고 과수원을 그냥 묵힐수도 없으니 어쩌랴.
 부디 올해는 태풍도 비켜가고 풍년이 들어 올 가을엔 넉넉해 졌으면
좋으련만 힘이 되어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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