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계

3개의 오름과 진수내

반야화 2022. 11. 5. 15:29

오름 투어를 했다. 평소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데 이번에 가장 아름다운 오름 세 곳을 올랐다. 다랑쉬오름에 올랐을 때는 동서로 펼쳐진 한라산 동쪽자락에 올망졸망 장식품처럼 달려 있는 듯이 보이는 오름들이 한눈에 보인다. 멀리에 우도, 일출봉, 용눈이, 아끈다랑쉬 등을 다 볼 수 있는 풍경 제일 제주의 전망대 같은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 아부오름에 올랐다.

다랑쉬오름 입구, 그리 높은 오름은 아닌데 오르는 길이 지그제그가 아닌 수직으로 계단이 놓여 있어서 오르기 쉽지 않은 곳이다.
다랑쉬에서 보이는 아끈 다랑쉬오름

다랑쉬 분화구
용눈이 오름도 멀리 보인다.

가막살나무 열매
아끈다랑쉬의 억새, 분화구 전체가 억새밭이고 가슴높이만큼 파묻히는 억새 사이로 들어가는데 강풍이 불어서 몸을 가누기 힘들었지만 그 바람이 밉지 않을만큼 좋았던 것은 가만히 서 있는 억새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은물결의 파도가 치는 세찬바람 사이로 나르듯 누비고 다니는 재미는 잠자던 동심을 일깨운 철없는 시간에 푹 빠져보는 재미를 주었다.
다랑쉬오름,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다랑쉬오름은 해발 382미터,둘레 1500미터다.아끈다랑쉬로 자리를 옮겨서 바라보면 높은 산같이 보인다. 저기서 바라보던 아끈다랑쉬 오름은 작은 다랑쉬라는 뜻이다. 분화구를 억새로 채우고 있는데 그 속으로 들어가 억새를 눞히고 동그란 아지트를 만들어 점심을 먹었는데 그 세찬 강풍도 머리 위로만 지나는 것처럼 포근했다.아끈다랑쉬로 와서 높은 다랑쉬를 위치를 바꾸어서 바라본다.


드론으로 보는 아부오름 영상,분화구 안과 둘레를 이중으로 울타리를 치고 있는 방풍림이 다른 오름과 비교되는 아름다움이 있다.

겨울에 눈덮힌 아부오름 영상
아부오름에 자생하는 삼나무 군락

구좌읍 송당리 천미천 줄기인 진수내, 진수내는 긴 개천이란 뜻이다.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건강한 숲인데 거의 다 봤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멀었나 보다.천미천 줄기인 진수내는 제주의 하천이 거의 건천인데 반해 제법 물이 고여 있었다. 예전에 이승만 별장에 물을 대기 위해 둑을 만들어 물이 고이게 했다는 곳이란다. 하루 일정 중 마지막으로 가장 늦게 찾았다.시간대가 낮보다 빛이 순하고 은은해서 사진찍기 좋은 오후 4시경에 본 진수내에 수목이 우거지고 반영을 드리운 맑은 물 속을 왜가리 한 마리가 잔잔히 고여 있는 개천에 한 점 오브제 같이 서 있는 모습이 한가을 낭만의 정첨을 이루고 있는 숨은 명소였다.그 뿐 아니라 인접해 있는 삼나무 숲과 덩굴숲이 너무 좋았다.제주의 지인은 늘 우리를 만나면 가장 제주다운 곳,가보지 않은 곳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그래서 참 고맙고 행복한 추억을 선물처럼 안겨주는 사람이다.진수내와 숲은 아쉬움이 있지만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남겨두면 또 가게 되지 싶다.

다랑쉬오름 둘레의 끝지점에 소사나무 군락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이쁜 길.
저녁으로 먹은 메종스시,서귀포 맛집이다.맛도 좋고 비주얼이 좋아서 고급지게 보이는 메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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