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죽은 시간의 강

반야화 2015. 12. 27. 12:13

 

 

 

죽은 시간의 강

 

                반야화

한 해의 빗장이 열리던 첫날부터
시간이 기어나온다.허술한 사립문의
틈으로 하루들이 살금살금 빠져나가
긴 흐름의 강물이 되고 나의 강은
바다로 가 짜디짜게 죽음을 맞는다.
바닷물이 다 증발하면 죽은 내 시간들이
소금의 결정으로 빛날 날 있으려나.

새해는 또다시 내 이마에 가로줄로 눕고
철문을 달아도 빗장은 열리고 마네.
끝없이 흐르는 나의 강은 눈물도 보태고
땀도 보태져 사해가 되었다 할지라도 어느
맑은 민물이 들어와 하늘로 데려다 주면
운우의 정으로 내려 파아란 대지에
청춘이고 싶다.

2015.12.24일 서글픈 날에
반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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