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단풍에 빠진 우리마을

반야화 2015. 11. 6. 17:20

내 터전에도 가을이 왔다.

어느 산천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숱한 골짝 산 주름을 타고 바쁘게 어느덧 내 집 뜰 앞까지 가을이 들어차서 건축물만 빼고 작은 풀포기까지 가을에 물들고 독야청청할 것 같던 소나무까지 누렇게 물들지 않을 수 없는 가을 물감은 인위적으로 배합한 것보다 더 진하게 배어들고 있다.

 

아침마다 일출을 볼 수 있고, 달 뜨는 날이면 월출까지 볼 수 있는 높이의 정남향의 집이어서 좋고 밖을 나서면 1분 거리의 오른쪽에는 수목원같은 솔밭이 시작되고 왼쪽에는 법화산 가는 길이 참 멋진데 그 중앙에 위치한 언덕이 내가 살고 있는 터전이다. 그리고 5분 거리에 또 공원과 탄천 상류가 있고 물줄기 따라 성곽같은 공원 숲에도 물감의 배합이 아름다운 이 가을이 좋다. 지난여름 매미소리, 풀벌레 소리의 코러스가 다 이웃이고 우리 동네의 일원이었는데 이제는 다 유충으로 돌아 갔는지 들리는 건 파란 하늘을 윙윙 맴도는 갈바람 소리뿐이다.

 

하루가 다르게 짙은 단풍으로 변해가는 만추를 그려내고 있는 자연의 작가는 밤새 비가 온다는 예보가 맞다면 아마도 며칠 내로 절필을 할 것 같다. 그래서 붙들어 메어 여기에 저장해두기로 했다. 매일 루비와 산책을 하는데 어제보다 오늘이 더 이쁘다.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짙어지다니 이런데도 멀리서만 단풍을 찾고 있었네.

 

 

 

우리 집 귀영 둥이 루비

 

 

주방에서 보는 풍경

 

 

 

 

 

보호수

법화산 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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