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계

제주의 대표 풍경들

반야화 2020. 5. 7. 13:05

2020.4.21일, 7박 8일간 올레길과 곶자왈과 무인도를 탐방
바다는 제주를 품고, 제주는 봄을 품고, 봄은 꽃을 품고 우리는 꽃길을 걸었다.

움츠렸던 심신을 활짝 펴고 두 번이나 예약과 취소를 거듭하다가 세 번째 드디어 제주로 향했다. 마음속에 각인되어 있는 제주의 봄 풍경을 그리며 오랜만에 도착한 제주는 여느 해의 봄과 다를 게 없는데 세상이 전염병 오염으로 정지된 듯했지만 제주의 봄은 그대로였다. 한동안 갇혀 지내던 마음의 문을 겨우 열고 빠져나가는 이번 여행길은 숲이 너무 그리워서 올레길을 걸으며 제주의 숲 속 공기를 나눠 마시고 싶었다.

봄은 그런 거였어. 엉크런 뿌리를 다 드러내고 죽은 가지를 곧추세운 고목이 곁가지 하나 살려 꽃과 잎을 피워내게 하는 모성, 그 자체였어. 곁가지 하나가 세상의 봄을 온 누리에 퍼져나가게 한 봄 풍경 속으로 들어가 제주를 걷는다. 올레길을 갖다가 먼저 바다 앞에서 멈추어 서면 밀려오는 물결이 푸른 계열의 다섯 가지 색상을 만들어낸다. 제주의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그렇게 많이 갔지만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제주에 머무르는 동안 날씨가 너무 좋아서 흐릿한 구름 속의 수평선이 아닌 선명하고 깨끗한 수평선이 좋았고 빛을 받아서 해변의 물결이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물결의 오묘한 색상을 바라보면서 그네에 앉아 흔들리면서 커피를 마시며 바다와 놀았다. 바다를 등지고 육지 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길마다 꽃길이고 꽃길을 돌아 나오면 숲길이 이어지니 우리에게 필요한, 아니 삶의 필수 요건이 다 갖추어진 듯한 제주를 어찌 잊고 살 수 있을까. 제주를 아는 사람은 떠나 있으면 향수병을 앓는 것 같다.

오월이면 특히 제주에 끄달려가는 마음을 나는 안다. 제주의 향기 때문이다. 상산 나무 향기는 옆에 있지 않아도 차창만 열면 진하게 베어 드는데 이번에는 좀 이른 탓에 그만큼 향기로운 숲 속의 보리수나무 향기가 제주의 향기로 추가될 정도로 너무 좋았다. 그뿐 아니라 모슬포 농로를 지나는데 가파도에 가지 않아도 보리밭이 있고 청보리 위로 고운 바람이 이니 아주 살며시 풋풋한 향기를 풀어놓던 바람이 개구쟁이처럼 보리와 놀고 있는데 바람에 새파란 꼬투리가 흔들리고 세파란 파도가 지나간다. 마늘 밭에는 아릿한 향기가 풍기고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꽃처럼 이쁘게 보였다. 바다와 숲과 향기가 있는 제주는 언제나 나에게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준다.

3개의 선
오색바다

 

다려도
19코스에서 갯무와 담장

 

 

오설록
14-1코스에서 불로커리 꽃밭
화순 곶자왈에서.......

 

 

모슬포 들판
모슬포 마늘밭
자꾸만 사라져 가는 정겨운 섬집들,

 

모슬봉

 

채전밭에도 꽃이 가득
화순곶자왈 전망대에서.....
화순 곶자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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