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계

제주올레 7-1코스

반야화 2015. 9. 30. 12:41

20.15.1.17일

코스: 월드컵 경기장-대신중학교-월산동-엉또폭포-고근산 정상-제남아동복지센터-서호초등학교- 하늘 분화구-삼매봉 삼거리-외돌게

 

지난가을에 멈춰 섰던 올레길을 두 달 반 만에 다시 이어 순서대로 가 아닌 뒤죽박죽으로 이번에는 7-1코스를 간다 승차장이 다행히 집 앞에 있어서 편하게 시외버스 780번을 타고 1시간을 달려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 내렸는데 시작점 찾기는 언제나 보물찾기 놀이가 된다. 잘 찾으면 기분 좋은 출발이 되는데 이번에도 작은 노트 한 권 받지 못하는 보물 찾기다. 아무리 찾아도 시작점이 보이지 않아 바로 월산동으로 올라갔다. 알고 보니 버스에서 내려서 월드컵경기장까지  내려가서 찾아야 되는데 착각해서 두 지점을 건너뛰어 월산동을 지나는데 노랗게 익은 감귤이 출하를 기다리면서 올레꾼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말짱하게 떨어진 귤을 주어서 마른 입안을 촉촉하고 달콤하게 적시는 동안에 엉또폭포길 지점이 나온다. 폭포는 천지연과 정방폭포만 있는 줄 알았더니 다소 엉뚱하게도 엉또폭포라는 명소를 소문으로도 듣지 못한 그곳을 보게 되어 너무 반갑다.

 

이곳은 비가 70m 정도는 와야 폭포가 된다는데 모양은 천지 연하고 흡사하게 생겼다. 귤밭 위로 갑자기 나타난 높다란 언덕의 지형이 농지의 바람막이처럼 서 있다. 폭포 입구에 물이 흘러내리는 그림을 보면서 그 힘찬 기세를 느끼게 되었다. 엉또폭포 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귤밭 사이로 나가는 길에 무인카페가 있고 더 내려오면 작은 다리를 건너 다시 올라가면 고근산으로 이어진다. 여기도 오름인데 우뚝하게 솟은 곳도 아닌데 이곳에 서면 막힘없는 시야에 참 여 러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문섬, 섶섬, 지귀도가 보이고 오른쪽으론 마치 산방산 줄기처럼 보이는 오름들이 이어진 듯 보이고 서귀포 들판에 비닐하우스가 바다에 떠다니는 유빙처럼 보인다. 바다를 오른쪽으로 끼고돌면 오솔길에는 어느새 진달래가 입술을 열고 봄내음을 맞고 있다. 억새밭과 솔밭길을 지나 돌면 한라산이 보이는데 꼭대기는 구름에 쌓여 벗어나지를 못 하고  넓게 펼쳐 놓은 자락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근산 정상에서 내려오면 시멘트길로 접어들어 한참을 걸으면 서호 요양원과 서호 초등학교를 지나 차도로 이어지는데 길 건너에 서호 새마을금고에서 차도 따라 아무리 걸어도 리본이 없다. 리턴하기엔 너무 멀리 가서 지루한 차도를 한참이나 걸어서 주민한테 길을 물어 삼매봉 쪽으로 간다. 삼매봉이 바로 외돌게 뒷산이라고 해서 마음 놓고 걷다 보니 삼매봉 삼거리까지 왔다. 완벽하지 못한 길 찾기에 다소 자책하면서 살펴보니 하논분화구 쪽에서 삼매봉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인다. 한 발 잘 못 들이면 이렇게 놓치는 게 있다. 하논분화구를 놓치는 덕에 예정보다 끝 지점에 빨리 도착해서 외돌게 해변을 조금 걸으니까 석양이 지고 7코스 시작할 때 보았던 외돌 게를 이번에는 석양이 드리운 노을 속의 외돌게 가 멋진 실루엣으로 장관이 된다.

 

14.8킬로 6시간을 걸었다. 이 정도면 난이도는 중에 속한다. 친구와 함께 걸어서 더 좋았던 길, 우리는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여기서부터 2022년 두번째 완주

 

'제주의 사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올레 6코스  (0) 2015.09.30
제주올레 7코스  (0) 2015.09.30
제주올레 8코스  (0) 2015.09.30
제주올레 9코스  (0) 2015.09.30
제주올레 10코스  (0) 201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