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절망에 맞서는 법

반야화 2016. 6. 10. 16:28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가 쓴 최초의 생태소설 `하늘의 뿌리`

 

주인공인 모렐이 아프리카 코끼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이야기입니다.개발을 하려는 인간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주인공이 수용소 시절 극한 상황에서 그의 친구들이 절망에 맞서기 위한 방법으로써 로베르라는 친구가 `보이지 않는 여자`를 상상해 내고 그 여자를 지켜내는 상상의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수용소에서 로베르라는 친구가 마치 감방 안에 그 숙녀가 있는 것처럼 예의를 갖춰 행동하기 시작한다.이 존재하지 않는 숙녀로 인해 수용소 생활은 완전히 달라진다. 인간으로서 존엄과 수치심을 몽땅 내던지고 자포자기한 생활을 하던 포로들이 이 `상상의 여인`을 의식해서 몸가짐을 추스르고 품위를 지키게 됨으로써 감방 안에 웃음이 피어나기까지 한다. 이때 포로들의 사기가 향상된 이유를 알아차린 수용소 지휘관이 포로들의 정신마저 깡그리 짓밟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여자`를 내놓으라고 협박한다. 그런데 로베르는 이 `없는 여자`를 독일군에게 넘기길 거부한다. 존엄을 위해 차라리 고통과 죽음을 택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만약에 바로 옆에 지휘관이 있다고 상상했다면 그들은 숨이 막히고 하루도 견디기 어려웠겠지요.

 

죽음의 공간에서도 나쁜 상상이 아닌 아름다운 상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한 친구의 행동이 동료들에게 웃음을 주기도하고 그로 인해 이들은 인간의 존엄을 철저히 짓밟히면서  짐승처럼 살지만 절망할 수는 없다는 의지를 지켜냅니다. 이렇듯이 누구나 평생을 살면서 절망의 순간이 오면 거기에 맞서서 이겨나가는 자기만의 방법을 터득해서 위기를 넘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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